요즘 당신의 모습이 마음에 드나요?
인터뷰 캠프 1일 차
4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가장 크게 변한 것을 꼽아보라고 한다면, 듣는 귀를 키운 일이었다. 아이들이 커감에 따라 생각이 또렷해지고 주장하는 것도 강해진다. 예전과 같은 방식으로 소통할 수는 없었다. 회사에서도 젊은 후배들과 같이 일하려면 필요한 변화였다. 예전에 어린 시절에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하면 화가 많이 났다. 내가 맞다는 신념이 기저에 강하게 깔려 있던 시기였다. 집에서나 회사에서나 비슷했다. 캠핑을 가면, 아이들이 계획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에 화를 많이 냈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캠핑에 가서 무엇 무엇을 해야지라는 계획이 무의식적으로 나를 압박했던 것 같다. 쉬자고 계획한 애초의 목표를 생각하면 어리석은 행동이었다. 요즘은 한 번씩 상대의 생각을 읽어보려 노력한다. 왜 그렇게 행동했을까? 어떤 사정이 있었을까? 내가 그 사람이었어도 그럴 수 있지 않았을까? 이런 질문들은 나의 날 선 말과 태도를 누그러트리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지나고 보면 오해인 일들이 많다. 그 모든 일들에 날카롭게 반응을 해왔던 내 어린 시절 모습이 가끔은 부끄럽기도 하다. 나이가 들면서 둥그렇게 다듬어지니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까칠한 사람이다. 회의를 하다 보면 가끔씩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정답이 있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 주류의 의견을 따르면 쉽게 끝날 일을, 꼭 키우는 경향이 있다. 대학원 시절에 생긴 버릇이다. 끝나지 않을 것 같은 교수와의 세미나에서, 어떻게라도 숙제를 덜 받으려고 반대 의견을 짜내던 시절이었다. 좋게 생각하면 분석력이 좋아진 것이지만, 지금 와서 냉정하게 판단하면 그저 토를 달기 좋아하는 성격이다. 와이프는 나와는 정 반대의 성격이다. 긍정적이고 따듯하고 사람들을 잘 품어준다. 이 사람과 15년을 살고 나니 그런 삶의 태도를 닮고 싶은 순간이 많이 있다. 올해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가 긍정적인 생각을 하기였지만, 마흔넷에 박혀 있는 습관은 쉬 바뀌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