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신이 딱 한 가지 소원을 들어준다면?

인터뷰 캠프 22일 차

by 해리안

램프의 요정 지니도 세 가지 소원은 들어줬는데, 한가지라니 너무 박하다. 아프지 않게 살다가 죽게 해달라고 해야 하나. 평생 돈걱정 없게 해달라고 해야 하나. 아니다. 가진 삶은 재미가 없어 시시해질 것이다. 만일 신이 내게 한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 한다면, 난 탁월한 언어 능력을 얻고 싶다고 하겠다. 가끔씩 몇 개 국어를 할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면 신기할 뿐이다. 나는 아직 제1외국어인 영어도 극복하지 못했는데 말이다. 중국과 일본이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 섣불리 가보지 못하는 것은 언어의 장벽도 한몫을 하고 있다. 유럽 여행을 가도 그 나라를 온전히 느끼지 못하는 것도 언어의 장벽 때문이다. 10년 넘게 같이 일한 일본인 친구가 있는데 아직도 통역을 통하지 않으면 대화가 어렵다. 그동안 동고동락한 시절이 깊으니 술 한잔 나누면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언제나 둘이 떠듬떠듬 영어를 읊조리다 아쉬워하며 헤어지곤 한다. 언어의 장벽을 극복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비트겐슈타인의 '내가 사용하는 언어가 내가 사는 세상의 한계를 규정한다'라는 말에 절절이 공감한다. 한국 사람들은 너무나도 훌륭한 고유의 언어를 가지고 있기에 단일 민족성을 잘 유지해 왔지만, 역설적으로 그 언어 때문에 국제적으로 뻗어나가지 못한 것 같다. 미국에 계시는 이모님이 일하는 병원은 필리핀 간호사들이 주된 세력을 이룬다고 한다. 필리핀은 공용어로 영어를 쓰기 때문에, 미국에서의 이민 생활의 문턱장벽이 낮다는 것이다. 나 역시 나의 언어 능력 한계 때문에, 이 좁은 세상에 갇혀 있고 때로는 그것이 너무도 답답하다.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더 많은 기회를, 더 많은 경험을 해보고 싶다. 신도 지니도 나에게 찾아와 선물을 줄 확률은 극히 낮으니, 내일부터라도 영어 공부를 시작하자. 일본어도 배우고 싶고 스페인어도 배우고 싶으니 갈 길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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