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캠프 21일 차
염치(廉恥)이다. 주변에서 염치란 말을 쓸 때는 주로 부정적인 어감이 많다. 몰염치하다, 파렴치하다 등등으로. 하지만 뜻을 살펴보면 염(廉)은 쳥렴하다, 치(恥)는 부끄럽다는 뜻으로, 청렴하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으로, 스스로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부끄러움을 느낄 줄 아는 도덕적 감각과 태도라고 한다. 물론 내가 이 기준에 부합되는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지만, 내가 지키고 싶은 가치를 들자면 단연 염치라고 생각한다.
부끄러움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 나이가 든 사람들일수록 그런 경우가 많고, 그럴수록 이해받기 어렵다. 자리가 높아진 사람들도 부끄러움을 모를 때가 많다. 내가 이 정도 자리에 있는데, 이런 것쯤은 해도 되지 않겠어?라는 생각 때문인듯한데, 주변에 있는 사람들은 눈살을 찌푸린다. 앞에서는 웃음 지어줄지 몰라도 뒤에서는 욕을 한다. 그렇게 사는 것은 모양새가 좋지 않다. 늘 자신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해야 하고, 내 행동에는 부끄러움을 알아야 한다.
염치를 챙기다 보면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종종 있다. 다른 사람들은 다 안 챙기는 그 부끄러움을 나만 챙기다 보니 모가 난다. 윗사람에게 살랑거려야 풀리는 일을 뻣뻣하게 대응하니, 쉽게 갈 일도 막혀버린다. 하지만 어쩌랴, 내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길은 갈 수가 없다. 다만 내 판단이 옳기를 바랄 뿐이다. 회사 입사 후 첫 멘토였던 H선배는 늘 자신이 부끄럽다고 하였다. 염치를 잘 이해한 선배가 걸어간 길은 꼿꼿하였지만 틀린 길이 없었다. 선배가 잘 나아가기를 바랐지만, 아쉽게도 높이 올라간 만큼 빨리 낙마하였다. 그래도 지금 새로운 길을 찾아가고 있는 선배가 행복해 보인다. 조르바와도 같은 길을 걸은 그분을 내가 따라갈 수는 없겠지만, 나 역시 그 가치에 동의한다. 부끄럽지 않게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