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삶에서 가장 큰 실패는 무엇인가요?

인터뷰 캠프 20일 차

by 해리안

살면서 가장 중요했던 순간들을 떠올려 본다. 99년도 대학교 입시, 05년도 전문요원 선발 시험, 07년도 박사 학위 취득과 취직, 08년도 결혼, 09년도 출산과 육아. 정말 다행스럽게도 대부분의 일들을 잘 치러 냈고 원하는 결과를 얻은 것 같다. 실패가 없었던 삶이라니, 너무 쉬운 답만을 찾았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적어도 모든 일들의 당시에는 최선을 다하고 고심한 결정이었으리라.


비교적 순탄하였던 30대에 비하면 40대는 좌절의 연속길이다. 회사에서는 더 성장하고 싶으나 기회의 창이 너무도 좁아 보였다. 회사 밖으로의 진로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였지만 쉽지 않았다. 11년도에 선배의 추천으로 Princeton 대학으로 Post-doc 신청한 것이 최종 인터뷰에서 탈락하였던 것과, 19년도에 LCD 연구를 마무리하면서, 외국계 회사에 지원하였으나 역시 인터뷰에서 떨어졌던 기억이 가장 아픈 실패였다. 두 번의 실패를 곱씹어 보면 공통점이 있다. 이직을 하려는 의지와 강하지 않았고, 상대적으로 준비 시간이 부족했다는 점. 평소에는 막연하게 구상만 하고 있다가, 회사가 어려워지니 그제야 부랴부랴 준비를 했다. 두 번 모두 외국으로의 이직을 도모하였으니, 충분한 언어 역량을 준비하였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으니 인터뷰에서의 결과가 좋지 못했던 것이다. 박수 칠 때 떠나라는 말의 의미를 잘 알고 있었지만, 막상 박수를 받는 상황이 오면 그 달콤함에 젖어 주변의 위기 상황에 둔감해졌던 것 같다.


세상 가장 부질없는 짓이 지난 일에 대한 후회이지만, 요즘도 가끔은 생각이 든다. 그때 그곳으로 옮길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지금과는 사뭇 다른 삶을 살고 있지 않았을까. 조금은 더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입히지 않았을까. '인생은 용기의 양에 따라 줄어들거나 늘어난다'는 말을 좋아한다. 올해는 두 번의 실패 이후 세 번째 용기를 내보려 한다. 이번의 도약이 내 인생을 쫙 늘려주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앞선 실패들에 대한 복기를 잊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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