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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뾰족달 Oct 12. 2024

직박구리 어서 와!

난 사람 아니야

 




1m 거리에서 직박구리와 마주쳤다. 

창을 사이에 두고. 

직박구리는 창 밖에 짹 하며 앉았다. 

작은 눈으로 둘러보며 경계한다. 

혹시나 겁을 먹을까 미동 없이 서있었다. 

움직이는 건  모락모락 올라오는 김뿐.


젖은 머리에 털이 삐죽삐죽,

짧은 머리털이 말리다 만 것처럼 헝클어져 있다.

어젯밤 비로 털이 젖어서일까? 

아직 털을 덜 말렸어? 

눈빛도 날갯짓도 신나 보인다.  

가까이서 보는 직박구리는 눈이 반짝인다. 

분명 나를 의식하고 있는데 겁먹지 않는다. 

용감한 녀석이다. 


멀리서 봤을 땐 회색빛의 새일뿐이었는데

가까이서 보니 얼굴이 참 이쁘다. 

먹빛이 도는 푸른 깃털도 아름답다. 

새가 이렇게 아름다웠어? 

반갑다. 또 보자. 

곧 날아갔지만 직박구리를 사랑하게 되었다.

직박구리로 인해 새가 아름다운 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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