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 4월 13 일 실시 _ 제16대 국회의원 선거
"나쁜 관료들은 투표하지 않는좋은 시민에 의해 선출된다."
- 조지 네이선
낙선운동 대상자 86명 중에 59 명이나 낙선
2000년 4월 13일 실시된 제16대 국회의원선거는 임기 3년 차에 접어든 김대중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의 의미를 지녔습니다. 16대 선거에서는 경제위기 이후 정치권에서도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국회의원 정수를 지역구 227명, 비례대표(이전 전국 선거구의 명칭이 변경됨) 46명 등 총 273명으로 줄였습니다. 예전 전국구라는 명칭을 비례대표선거구로 바꾸었고 비례대표 후보자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게 했습니다.
무엇보다 제16대 총선의 특색은 시민단체의 '낙천, 낙선운동'이었습니다. 2000년 1월 참여연대, 환경연합 등 4백여 시민단체가 모여 <총선시민연대>를 결성했고 이들은 공천 부적격자 명단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부적격자 중 상당수가 공천을 받지 이들 시민단체는 본격적인 낙선운동에 나섭니다. 그 결과 낙선운동 대상사 86명 중에 59명이나 낙선했습니다. <총선시민연대>는 과거 부정부패에 연루되었거나, 반인권 전력이 있거나, 지역감정을 조장하거나, 의정활동에 불미스러운 일이 있는 인사들을 낙선운동 대상자로 선정했습니다. 이런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에 대한 평가는 엇갈릴 수 있지만 그 파장만큼은 작지 않았습니다.
집권여당의 승리를 예측한 처음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와는 달리 선거 결과는 야당인 한나라당이 133석을 획득하여 제1당을 차지하였고, 집권여당인 민주당은 115석에 그쳐 ‘여소야대’ 상황이 이어졌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울산에서 무소속 후보에게 단 1석만 내어주고 64석을 싹쓸이하는 현상이 나타나 영남권의 지역주의가 더욱 공고화되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이외에 자유민주연합이 17석 획득에 그쳐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합니다. 그밖에 <한나라당>에서 떨어져 나온 <민주국민당>이 1석, 기타 정당 및 무소속이 6석을 획득하였습니다.
이번 선거에서는 시민단체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한 <총선시민연대>의 낙천·낙선운동에 대하여 여론은 크게 엇갈렸습니다. 이들 시민단체의 낙천낙선운동은 유권자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고 정치권에 꼭 필요한 민주적 자극이라는 긍정론과 시민단체의 정치권력화와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없다는 부정론으로 국민여론을 양분시키기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