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2일 실시 _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
2010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정국은 집권여당에 우호적이지만은 않았습니다.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협상으로 시작된 촛불시위가 격화되자 MB 정부는 대화와 타협보다는 강경한 시위 진압으로 일관했습니다. 2009년 노무현, 김대중 대통령이 잇달아 서거하면서 정부여당에 대한 불만과 비판은 최고조에 달해 있었습니다. 정부 여당을 위시한 보수진영은 한나라당, 자유선진당, 미래연대를 축으로 했고 야권 및 진보진영은 이념적 편차에 따라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으로 갈라져 있었습니다.
선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2010년 3월에 터진 천안함 피격 사건은 예전에 불었던 북풍이 그랬듯이 정부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습니다. 이 밖에 선거의 주요 쟁점은 4대 강 사업 추진 문제, 초중등학교 무상급식 실시 문제, 세종시로의 행정수도 이전 문제였습니다.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우리 선거 역사상 최초로 8개 선거가 동시에 치러지게 되어 선거인은 1인당 총 8장의 투표용지를 손에 들고 기표소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기초단체와 광역단체 지방자치단체장 2표와 역시 기초단체와 광역단체 지방의회 의원을 지역구와 비례대표로 각각 뽑아 4표를 행사하고, 여기에 교육감과 교육의원까지 직접 뽑게 되어 총 8개 선거(제주는 5개 선거)를 동시에 실시한 선거였습니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2년이 지난 시점에 실시된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현 정부에 중간평가의 성격을 뗬고 따라서 지방권력을 놓고 여야 정당 간의 경쟁이 치열했다. 또한 이번 선거에서부터 일정한 자격을 갖춘 재외국민에게도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주어졌고,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를 위하여 여성후보자 의무추천제가 도입되었습니다. 따라서 각 정당은 지역구 지방의원선거에서 국회의원선거 지역구마다 1명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해야 했습니다.
최종 투표율 54.5%로 동시지방선거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이번 선거 결과, 광역단체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6곳, 민주당이 7곳, 자유선진당이 1곳에서 승리하였고, 무소속 후보자는 2명이 당선되었습니다.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82곳에서 승리한 데 반해 민주당이 92곳에서 승리하여 다소 우위를 점하였지만 전체적으로 여당도 야당도 일방적으로 자신들이 승리한 선거라고 말할 수는 없는 선거였습니다. 지방의회 선거에서도 이런 양상은 마찬가지여서 광역의회 의원선거에서는 민주당이, 기초의회 의원선거에서는 한나라당이 더 많은 의석을 차지하는 결과를 보여주었습니다.
선거 초반까지만 해도 여론조사 결과는 정부 여당에 유리한 결과를 보여주었고, 선거 직전에 터진 천안함 사건도 국민들의 안보불안심리, 안정 추구 심리를 자극할 것으로 예측되었으나 선거 결과는 예상 밖으로 야권의 선전으로 나타나 집권 2년 차에 들어선 이명박 정부에 대한 심판의 정서가 어느 정도 작용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