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어른들은 몰라요!

다산북스 <나를 찾아서, 1권> 추천사

청소년기의 아이를 둔 많은 부모님이 토로하는 공통적인 고민은 무엇일까요?

“사춘기가 된 아이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이의 갑작스러운 변화를 마주하며 내가 알고 있었던 모습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부모는 당황하고 불안하며 분노를 느끼기도 합니다.누구나 겪었던 일이지만 우리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이 마치 다른 생물인 것처럼 대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지켜보는 사람보다 겪어내는 아이들은 얼마나힘들까요? 바로 이 지점에서 연민이 싹틉니다.


사춘기의 뇌는 대격변을 겪습니다.

필요 없는 가지를 쳐 내야 식물이 잘 자라는 것처럼 사춘기의 뇌도 치열한 가지치기 과정을 거칩니다. 마치 이삿짐을 옮길 때처럼 뇌 안에서는 말 그대로 정신이 하나도 없는 상황이 벌어지죠. 감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성호르몬이 급변하면서 종잡을 수 없는 감정 기복을 겪기도 합니다. 나비가 되기 전에 번데기 안에서 벌어지는 불가사의한 일처럼, 문을 쾅 닫아 버린 사춘기 아이들의 마음 안에서는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3부작 <나를 찾아서>의 주인공 엘르는 좀처럼 알 수 없는 청소년기 아이들의 마음 안으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주인공 엘르는 노란머리의 분노하는 골드, 초록머리의 비밀스러운 그린, 갈색 머리의

우울한 브라운 등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서 스스로 조절하거나 통제하기 힘든 혼란스러운 감정을

표현합니다. 

당연한 줄 알았던 많은 것들에 의문을 품기 시작하고 격한 감정의 쓰나미에 휩쓸리며 어쩔 줄 몰라 당황스러울 때, 이를 억압하고 회피하거나 분출해 버리는 방식으로 반응하기 쉬운 청소년기의 특징을 다양한 인격이라는 은유로 표현한 것이죠.


나는 누구일까?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은 단답식 결론이 아니라 전 생애에 걸쳐 이루어 지는 발견의 과정이지만, 특히

청소년기에는 당장 답변을 내 놓아야 하는 화두처럼 느껴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은 내가 정말

누구인지에 대해 궁금한 것이 아니라 의구심에 가깝죠. 가령 분노와 두려움, 불안에 휘둘리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못난 내 모습’을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은 마음과 이런 나 자신에 대해 불확실한

마음이 큰 것입니다. 

여기서 <나를 찾아서>의 엘르는 여러분에게 말해줍니다. 부정하고 회피하고 싶은 온갖 불편한

감정들과 이러한 감정에 흔들리는 내 모습이라도 내치지 말고 다 나의 일부가 되어도 괜찮다고

말이죠. 이러한 모습들은 서로 단절되고 독립된 여러 인격이 다투는 것이 아니라 결국 화해하고

통합되어 하나의 엘르라는 입체적인 자아로 성장하게 됩니다.


아름답지만 고통스러운 청소년기는 아마도 못난 모습이 아니라 서툰 모습일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배움이란 서툰 내 모습이라도 허락해 주는 것이고, 사랑은 기다려 주는 것입니다. 서툴지만 치열하게 생의 첫번째 대 혼란기를 등반하는 여러분이 배움으로 마무리 할 수 있도록, 이 책이 따뜻한 동반자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