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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들

여자와 종종 산책을 했다. 할머니 몰래 하는 거라서 늘 빨리 갔다가 빨리 돌아와야 한다고 했다. 하루 종일 같은 곳에 묶여 있는데, 산책도 늘 가는 곳만 간다며 여자는 미안해했다. 하지만 나는 걸을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돌덩이처럼 딱딱하게 굳은 몸이 여자와 몇 걸음 걸으면 바람에도 실려갈 수 있을 정도로 가벼워지는 느낌이었다.


밥을 주러 나온 할머니한테 같이 산책을 가자고 졸라 보기도 했다. 할머니의 바짓가랑이를 물고 당겼는데, 할머니는 놀라서 내 배를 걷어차버렸다. 순간 너무 아파서 엎드려 낑낑 소리를 냈다. 할머니는 나에게 뭐라고 화를 냈다. 잘못했어요. 할머니는 산책을 싫어하는 모양이었다. 아저씨도 산책 가자고 하면 싫어하려나. 여자랑 나만 산책을 좋아하나 보다. 보채지 말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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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 머니투데이 '1m 목줄'에 묶여…시골개의 하루를 보냈다[남기자의 체헐리즘]

(https://news.mt.co.kr/mtview.php?no=20210210175936157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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