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산들 Jan 21. 2024

동료, 친구들에게 줄 선물 추천

도쿄의 선물용 디저트 과자 탐방기

 

 일본 여행을 하면서 친구나 동료들 선물로는 주로 디저트 과자류를 사는 편이다. 나는 여행 후 회의실에 모여서 동료들과 과자 까먹으면서 여행 이야기 하는 걸 좋아하는데, 이럴 때는 큰 과자세트를 나눠먹는 게 효율적이기도 하고, 받는 사람도 부담 없는 것 같아서. 어느 순간부턴가 여행하면서는 나눠먹을 괜찮은 과자 없나 둘러보게 되었다. 주로 일본 백화점 지하의 식품관 쪽에 자리 잡고 있는 디저트 매장들은 포장에서부터 느껴지는 고급스러움이 있고 기본적인 맛이 보장되기 때문에 선물용으로 아주 좋아서, 백화점 식품관의 과자 구경에도 공을 들이는 편이다. 공항에서 많이 사는 인기 과자인 도쿄 바나나(최근에는 도라에몽 에디션, 피카추 에디션 등 깜찍한 한정판들도 나오더라), 로이스 초콜릿, 시로이코이비토도 좋지만, 여행지에서 성심성의껏 골라 캐리어에 넣고 낑낑거리며 한국까지 짊어지고 온 회심의 과자 선물을 받고 좋아하는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 뿌듯함이 몰려온달까. 최근에 선물하고 반응이 좋았던 선물들을 정리해 봤다.



1. 도쿄역 다이마루 백화점의 '뉴욕 캬라멜 샌드'


 내가 좋아하는 '아라시'의 방송, '아라시니시야가레'의 맛집 데스매치에 나왔던 과자다. 도쿄역 근처의 다이마루 백화점 식품층에는 온갖 인기 있는 디저트 가게들이 모여있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인기 있는 '뉴욕 캬라멜 샌드'. 나는 저녁에 도착했고 가게 앞에 줄 선 사람이 없길래 신나서 달려갔는데, 알고 보니 밖에서 줄을 서야 한단다. 뉴욕 캬라멜 샌드 팻말을 든 직원을 따라 백화점 밖에서 줄 서 있다가, 입장 차례가 되면 백화점 안에서 한 번 더 대기, 그 이후에야 과자를 사러 갈 수 있다. 이 과자 유명해진 지 몇 년 된 것 같은데 아직도 이렇게나 줄을 서야 하다니, 일본 사람들의 디저트 사랑(+줄 서기 인내심)은 정말 대단하다. 그래도 저녁에 가서 그런지 20분 정도 기다려 금방 구매할 수 있었다. 생각해 보면 그때까지 과자들이 품절 안되고 구매할 수 있었던 것도 다행이다.


저렇게 뉴욕 캬라멜 샌드 대기줄 안내에 따라 줄 서서 기다렸다


 대기 중에 구매할 상품 고를 수 있도록, 직원분이 메뉴 전단지를 주셨다. 몇 가지 종류가 있었는데 가장 기본이 캬라멜 샌드 같았고, 스카치 샌드, 리치 스카치 샌드&더블 초콜릿, 애플파이 캬라멜 샌드도 있었다. 나는 회사 동료들과 나눠먹기 위해 캬라멜 샌드 12개입짜리(1,944엔) 하나와 선물용으로 4개입(648엔) 두 개를 사기로 했다. 메뉴판을 카운터에 올려놓고 있기 때문에, 사고 싶은 제품을 가리키며 손짓으로 대충 말해도 직원분이 찰떡같이 알아들으신다. 근데 주문하는 사람들 보니 나 빼고는 다 현지분들이셨다. 일본에서 인기 많은 과자인 듯.  


저녁에 가도 재고는 넉넉했다
낱개 포장지 색깔 무슨 일이야 번쩍번쩍하다 ㅋㅋㅋ


 낱개 포장지가 금색이라 뭔가 더 고급진 느낌이었다. 특히 4개입짜리는 두꺼운 양장본 책 같은 포장을 하고 있어서 더 귀여웠다. 구매한 수량만큼 손잡이 달린 종이백도 챙겨주셨다. 아무래도 선물용으로 많이 나가는 과자라 그런 거겠지. 직원분도 아주 친절하셨다.


4개입짜리 두 개, 12개입짜리 하나
종이백 보면 무슨 뉴욕 특산품 같다


 맛은 아주 달고 달고 달다. 이름에서 느껴지듯, 캬라멜이 샌드 된 과자니까 당연한 거겠지만. 거기다 초코가 더해졌으니 궁극의 달콤함. 그리고 어디선가 먹어본 맛인 것 같은데 그 맛의 고급진 버전 같은 느낌. 아메리카노나 따끈한 우유랑 같이 먹으면 궁합이 잘 맞다. 개당 가격을 생각해 보면(그리고 그 당도를 생각해 보면), 한 번에 여러 개 먹는 건 비추, 달지 않은 커피와 같이 하나씩 나눠먹을 때 가장 빛을 발하는 과자 같다.


새로운 과자를 두고 두근두근
귀여운 포장
딱 봐도 엄청나게 달아 보인다
반으로 가르면 찐득한 캬라멜이!
12개입짜리는 이런 포장이었다

https://maps.app.goo.gl/nmDz5oTPUtgsUF7L9



2. 신주쿠 게이오 백화점 '갸또 페스타 하라다'


 10년도 더 전에 친구와 오사카 여행을 했을 때, 우메다의 한큐 백화점 지하에서 꽤 오래 줄을 서서 '구떼 데 로아 갸또 러스크'를 샀었다. 그때 한참 인기가 많은 과자였고, 처음 먹었을 때 정말 맛있어서 한동안 생각났던 과자. 신주쿠 게이오 백화점 식품관에도 있길래, 구경하다가 오랜만에 구매했다. 여긴 같은 층의 웨이팅 폭발하는 '뉴욕 퍼펙트 치즈'만큼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다른 매장들 대비 사람이 많은 편이었다. 꾸준히 인기가 이어지는 듯하다.

 

이곳의 정식 가게 이름이 뭔지 늘 궁금했는데, '갸또 페스타 하라다'인가 보다.
11월 중순에 방문했더니, 홀리데이 한정판이 나와있었다
종류가 꽤 많았다
바라만 봐도 두근두근


 11월 중순에 갔더니 홀리데이 분위기가 폴폴 나는 한정판 과자들도 나와있었다. 산리오와도 콜라보레이션 했던 것 같은데, 내가 방문했을 때는 이미 콜라보가 끝나 있었다. 힝구 표정 된 나를 보고 점원분이 애써 파닥파닥 하면서 여기 더 이쁜 한정판이 많다고 하셨는데, 그것도 눈 돌아가게 귀엽기는 했지만 고민 끝에 선택한 것은 역시 오리지널 맛, 구떼 데 로아 갸또러스크다. 틴케이스에 들어있는 18개짜리 제품으로 가격은 세금포함 2052엔. 틴케이스다 보니 어디 꾸깃하게 넣을 수도 없어서 한국 가져오면서 고생 꽤나 했다.  


고풍스러운 느낌의 포장지
케이스
예쁘게 자리 잡은 갸또러스크들

 

 고풍스러운 포장지를 걷어내니 심플한 케이스가 등장. 프랑스 느낌 폴폴 나는 패키지다. 포장지를 뜯으면 훅 풍기는 버터향. 굵은 설탕이 뿌려져 있는데, 생각보다 아주 달지는 않고 버터의 맛이 잘 느껴진다. 식감은 굉장히 바삭바삭해서 가루가 좀 떨어짐. 패키지도 맛도 예전에 먹었던 것과 같아서 오히려 더 좋았다. 그때도 이렇게 맛있었지, 싶었던 기억이 새록새록. 많이 달지 않아서 어른들에게 반응이 가장 좋았던 과자이기도 하다. 반드시 재구매할 제품.


https://maps.app.goo.gl/2nXmBbTkzNQhVcen9



3. 오모테산도 '넘버 슈가'


 넘버슈가는 한국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많은 수제 캬라멜 전문점이다. 캬라멜 맛마다 숫자를 붙여서 팔아서 이름이 넘버 슈가인 듯하다. 가장 인기 있는 건 2번 salt. 가게에서는 세트 제품도 있지만, 낱개 캬라멜도 따로 담아서 살 수 있도록 되어있는데 2번 솔트 맛은 한국사람들이 다 쓸어갔는지 내가 방문한 오후 2시 무렵에는 전멸이었다.


넘버슈가 입구
선물용으로 인기 있는 12개입 세트

 

 패키지가 예뻐서 선물용으로 인기가 많은 듯하다. 나도 작년에 도쿄 여행 다녀온 친구로부터 여기 제품을 선물 받았다. 먹어보니 여러 가지 맛을 비교해 가며 먹을 수 있는 게 좋았어서, 이번에는 직접 구매하러 온 거였다. 주변에 선물로 줄 겸 8개입 세트를 세 개 샀다. 8개입은 박스에 장미가 그려져 있어서 이쁘다. 가격은 993엔. 개인적인 취향으로 1번 바닐라, 2번 솔트, 6번 오렌지필이 특히 맛있었다. 캬라멜은 적당히 말랑 끈적하고 입 안에서 쉽게 녹는다. 중독성이 있어서 앉은자리에서 여러 개 까먹게 되는 맛. 고급스럽고 맛도 좋고 크기도 작아서 선물용으로 제격이다. 수제 캬라멜이니 유통기한이 짧은 점은 유의할 것.


8개입 세트
비 오는 날 방문했더니 종이가방이 젖지 않도록 비닐로 감싸주셨다

https://maps.app.goo.gl/YrfQ6ahEHJNzWZ577



4. 신주쿠 다이마루 백화점 '뉴욕 퍼펙트 치즈'


 도쿄 여행하며 가장 공을 들여 산 과자. 오래 기다려 샀다는 뜻이다. 신주쿠 게이오 백화점에 있는 '뉴욕 퍼펙트 치즈'. 아침에 게이오 백화점을 지나는데 후문 쪽으로 길게 줄 서있는 모습이 보였다. ‘일본 사람들은 참 줄 서는 거 좋아한다니까’ 하며 별생각 없이 지나가다가, 게이오 백화점 식품관이 유명하다고 해서 오픈 시간이 얼마 안남기도 해서 구경이나 해볼까 하고 기다렸다가 들어갔다. 눈 돌아가는 매장들이 많았는데, 유독 어느 한 매장이 북적북적한 게 아닌가. ‘이제 막 오픈했는데?’ 하고 잔뜩 궁금한 얼굴을 하고 다가가서 물어보니  ‘뉴욕 퍼펙트 치즈’라는 과자를 사기 위한 줄이라고 한다. 알고 보니 아까 백화점 후문 쪽에 길게 늘어선 줄이 다 이걸 사기 위한 사람들의 줄이었다고.


과자를 사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
인기가 진짜 많았다

 

 평소 어디든 줄 서서 기다리는 걸 좋아하지 않지만, 나는 지금 여행 중이고 오늘은 시간적 여유도 많고, 무엇보다 배낭을 메고 있어서 짐을 넉넉히 실을 수도 있었다. 사람들 뒤에 따라 줄을 서서 40분을 넘게 기다렸다. 요즘 일본 사람들한테 아주 인기 있는 과자라고 해서, 회사 사람들이랑 친구들 선물 줄 것을 생각해서 몇 상자 골랐다. 내 앞에 사람은 큰 걸로 5박스 넘게 사 가더라. 기다린 게 억울해서라도 많이 사가는 듯. 현지인뿐 아니라 한국인, 중국인 손님도 있었다. 몇 년 전에는 ‘갸또 러스크’라는 과자가 백화점 식품관 매장 중 정말 인기가 많았는데. 같은 층에 갸토 러스크 매장도 있었는데, 이 매장에 비하니 거기는 한산한 지경이었다. '뉴욕' 시리즈의 과자가 요즘 가장 인기가 많나 보다. 점심시간만 지나도 재고가 없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제일 위의 뉴욕 퍼펙트 치즈 과자가 가장 인기가 많다
아침에 가니 재고가 많았다
여기도 포장지 금색이네, 제품은 사진 오른쪽에 과자 모형 참고
득템하고 의기양양해짐
생각보다 크고 무거워서 한국까지 들고 오느라 애먹었다

 

 맛은 굉장히 진한 치즈 맛이다. 쿠크다스와 비슷한 맛과 질감의 쿠키가 카망베르 치즈에 달달한 우유를 섞은 듯한 치즈크림을 감싸고 있다. 과자인데도 풍미가 대단했다. 단맛도 강해서 아메리카노나 차, 드라이한 레드와인과도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어른의 과자 느낌.


https://maps.app.goo.gl/e4gxYQFhrhkNwXju6



5. 신주쿠 '루피시아'


 차를 좋아하는 내가 일본 여행하면 꼭 사 오는 것 중 하나가 루피시아의 차다. 녹차, 홍차를 기본으로 해서 허브차, 가향차에 이르기까지 아주 다양한 라인업의 차를 판다. 카페인 여부에 따라서 카페인 있는 차, 저카페인, 디카페인, 카페인프리 허브차로도 구분되어 있어서 선택의 폭이 넓다. 잎차와 티백형을 구비하고 있기도 하고(일부 잎차는 티백형 없음). 차를 좋아하는 입장으로서 한참을 구경하게 되는 곳.


 루피시아는 체인점인데 내가 방문한 곳은 신주쿠의 게이오 백화점 지하 1층 식품관 통로와 연결된 MB층에 위치해 있다. 지하철 지하상가 마냥 통로에 간이 매장처럼 자리하고 있지만 차의 종류는 꽤나 충실하게 갖추고 있었다.


틴케이스에 든 제품은 선물용으로 정말 좋을 것 같다
여러 차의 향을 맡아볼 수 있어서 좋다


 차 종류와 카페인 정도, 향 종류 등 선택의 폭이 넓어서 선물용으로도 좋다. 이곳의 가향차 라인업 중에서 훌륭한 게 많으니 궁금한 제품이 있으면 점원분께 향 맡아볼 수 있게 해달라고 하자. 나는 가향차 중에서 머스캣이랑 딸기향 차의 향기에 반해서 충동구매를 하기도 했다.

 

 이 매장은 지하 통로에 위치해 있어서 조금 쫓기는 마음이 들었는데, 지유가오카 매장이 크다고 하니 다음에는 거길 들를 예정이다. 매장 별 한정판 차도 있다는데, 여러 곳의 매장 다 들러보고 싶은 마음. 귀여운 틴케이스가 시즌별로 나오기도 하고 한정판 차도 주기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종류별로 마셔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이곳의 디카페인 얼그레이를 아주 좋아해서 여러 개 사서 쟁여두는 편이다. 디카페인 얼그레이 티백 10개입 제품이 833엔으로 가격도 괜찮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듯하다.  


루피시아의 종이백은 시즌별로 디자인이 달라진다, 3월에 가니 벚꽃 디자인이었다
내가 구입했던 티백형 차들

https://maps.app.goo.gl/GWBHYsxKVhYgyLNTA


이전 09화 도쿄, 이거 진짜 맛있었는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