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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50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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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오 Jul 15. 2022

거울일기


닮았어 

손 끝에서 만나는 태초의 흉내

꺾인 코 겹겹인 눈 한줌 입술 축축한 피부  

흩어진 머리 숨죽인 어깨 그리고 갇힌 하루 


거울에 쓴다 아이는 어지럽게 어른으로 써내려 간다

오늘도 쓰고 내일도 쓰고 어제는 지운다

아무리 써도 너를 닮은 낙서뿐

오른쪽 눈에 왼쪽 귀가 입 맞춘다  


목놓아 부를 자신이 없어

그림자는 바싹하게 말라버린 거짓 신화

원초적 감정의 비릿한 변질에

가면 뒤로 숨어버린 아담과 야누스 


기울어진 두 개의 심장 위에 가꾸고 다듬어 한줄 두줄

거울에는 내가 있고 그래서 내가 없다.




- 미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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