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뇌과학’을 읽고……
1. 큰 쇼핑몰에서 주차위치를 기억하지 못해서 된통 고생했던게 생각난다.
그날 이후로는 주차위치를 사진으로 찍어두었는데 이상하게 그 날은 사진을 볼 필요도 없이 주차위치를 기억하고 있었다.
하지만 고객미팅에 늦을 것 같아서 부랴부랴 주차를 해놓고 엘리베이터를 탔던 날은 여지 없이 헤맸었고 내 기억력 부족에 한탄을 하곤 했다.
그것이 기억력의 문제가 아니었다는거다.
기억은 우리가 무언가를 주의 깊게 보고, 의식적이었을 때 작동하는 것이고 부주의하거나 무의식적이었을 때는 작동하지 않는 것이기 때문에 애초에 주차위치를 의식하고 주의깊게 기억하려는 습관이 있는 사람은 기억이 작동 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기억이 작동하지 않는 것일 뿐, 똑같이 기억을 했는데 누군가는 기억이 가능하고 누군가는 기억이 불가능한 차이가 있는게 아니라는거다.
(기억저장소인 해마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2. 모든 기억이 ‘인식’을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설명을 읽어내리면서 많은 부분들이 머릿 속에서 재조합 되는 것이 느껴진다.
내가 기억하고 있는 지난 날의 수많은 사건들…….
분명한 것은 내가 기억하고 있지 못한 날들이 훨씬 많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분명 내가 기억하는 끔찍했던 순간들보다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훨씬 많은 순간들은 잔잔했다는거다.
버틸만 했다는거다. 나름 살만 했다는거다.
또 한편 내가 기억하고 있는 자극적으로 놀랍고 재미 있고 즐거웠던 순간들…..
그 순간들은 짜릿했기에 기억에 선명하게 새겨져 있는 것일 뿐, 대부분의 순간동안 나를 살아있게 만들어준 것들은 분명 그 기억들과는 상관 없는 일상이었다는거다.
난 생각보다 더 괜찮은 나날을 많이 보냈다는거다.
난 상당히 좋은 시간을 살아왔다는거다.
기억만으로 내 인생을 함부로 단정 짓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단 몇번의 기억 또는 단 몇년간의 기억을 스스로 곰씹으며 얼마나 오랜 세월동안 스스로의 인생을 폄하하고 재차 무너뜨리고 짓눌러버리고 있는지……
3. 한쪽에서는 100세시대가 열렸다고 하는데 이 저자는 85세 이상의 절반이 치매일꺼라고 한다.
그럼 자그마치 15년을 치매를 겪게 된다는 건데 순간적으로는 끔찍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끔찍하게 여기는 것은 중증치매이고 그보다는 훨씬 가벼운 치매들까지 포함해서 하는 이야기이다.
그런 현상은 너무나 당연한 것이다.
어찌 젊은 시절의 몸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가 어느 한순간 죽음에 이를 수 있겠는가……
그런 생각을 하다보니 지금 당장 내가 죽는다면 아이들이 기억하는 나와의 가장 강렬했던 기억은 어떤 것일까 궁금해졌다.
아내가 주로 기억하는 나, 지인들이 주로 기억하는 내가 어떤 모습일까 궁금했다.
내게 주어진 시간동안 그들에게 좋은 기억을 많이 남겨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나쁜 기억들이 우리의 남은 인생을 갉아먹고, 좋은 기억들이 우리의 남은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고 보자면, 내가 죽은 뒤에도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킬 수 있다는 뜻이 된다.
그들에게 더욱 멋진 기억, 아름다운 기억, 즐거웠던 기억, 짜릿했던 기억들을 선물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4. 한편 남들이 오랜시간동안 우리의 뇌에다가 강제로 기억시켜놓은 것들을 얼마나 잘 떨쳐내버리는지, 내 자신이 원하는 삶을 스스로에게 얼마나 기억시키려고 노력하는지에 따라 인생이 180도로 바뀔 수 밖에 없겠다는 원리를 다시금 확신시켜주고 있다.
스트레스에 대한 관점도 두가지 측면으로 확실하게 분리해야 한다는 점도 다시금 새기게 된다.
순간적인 긴장감에서 오는 스트레스, 그것이 만들어주는 살짝의 텐션이 집중력을 끌어올려준다는 것을 잘 알고 있고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그 상태가 길어지면 후유증이 심해지는 것도 여러번 경험했었다.
결국 스트레스가 주는 잇점을 순간적으로 이용하고 빨리 벗어나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하다는 것을 확실하게 새겨놔야겠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토록 다양한 경우의 수를 산정해놓고 스케줄 배치를 잘 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5. “내일 거대 제약회사가 기억력을 향상시키고 알츠하이머병의 발병 가능성을 현저히 낮출 신약을 내놓는다면 사겠는가? 얼마까지 돈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가? 그런데 사실 그런 약이 이미 있다. 잠이라는 약이다.“ (내용 중)
가급적 일곱시간을 자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일주일 중 절반도 채 지키지 못하는 것 같다. (나머지 절반은 5시간 정도 자고 있다.)
어릴적부터 30대 후반까지는 잠습관이 완전 엉망이었고 그나마 지난 10년간 엄청나게 좋아진게 이 정도이다.
점점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그래도 좀 더 신경 써서 잠을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운동량도 많이 늘려야 시너지가 난다.)
더 많이 사랑하기 위해서……
그 사랑을 더 오래 기억 하기 위해서……
기억이 꺾여도 남아 있는 사랑의 습관과 감정이 몸에 배일 수 있도록……
내가 죽은 뒤에도 사랑하는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오래도록 그들의 인생을 지켜주기 위해서 여러모로 더 좋은 방향성과 습관을 기억하고 실천해야겠다는 것을 다짐하게 된다.
제이든 / 패밀리엑셀러레이터
커뮤니티디벨로퍼 & 마인드트레이너
COO / BRAND ACTIVIST
co-founder / PRIPER
Creator / METACORP
https://linktr.ee/brandactiv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