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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윗터틀 Nov 11. 2020

여행의 숫자

18, 4, 25, 13


우리 여행의 숫자다.

2018년 여름, 4명의 여자들이 라다크 여행을 위해 모였다. 우리의 나이 차는 25년. 제일 어린 나부터 제일 많은 은숙의 나이 차다. 은숙과 우리 엄마의 나이는 같다. 나이는 뒤죽박죽이지만 넷은 모두 친구다.

우리는 13년 전 같은 직장에서 처음 만났다. 은숙은 은퇴한 지 두 해가 지났다.

은숙이 은퇴한 이후에도 우린 힘들 때도 만나고 기쁠 때도 만나 의식의 흐름대로 이야기하고 울고 웃었다.

나는 이 관계를 통해 친구를 사귀는 데는 나이가 관계없다는 것을 경험했다.

가끔 서로가 고교 동창처럼 착각이 들 때도 있으니.


몸서리 치게 추웠던 어느날, 우리도 한번 여행을 하자라는 말과 동시에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매달 돈을 모으고 매달 만났다. 만남과 함께 우리 대화의 주제는 자연스럽게 직장의 애환에서 여행으로 옮겨갔다.


어디로 갈까?

은숙은 은퇴 후, 일 년에 3~4번씩 해외로 여행을 가는 만큼 안가 본 곳이 없었고 다른 3명도 여행이라면 어디 가서 숟가락은 얹을 정도의 여행자들이었다. 모두 가보지 않은 곳을 찾기란 어려웠다.

그래서 선택된 곳이 인도 라다크였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여름. 델리공항에 내렸다.

천수관음이 우리에게 어서 오라는 손짓을 한다. 델리 공항의 랜드마크다.

우리는 에어 인디아를 타고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에 밤 10시가 되어 도착했다.


도착시간을 예상해 모든 준비를 마쳤다. 유심은 한국에서, 픽업 서비스도 신청해 두었다. 또 살인적인 수수료였지만 인천공항에서 환전도 준비했다. 도착이 1시간이나 지체되어 걱정하는 마음으로 게이트를 나왔지만 기사가 알파벳이 틀린 내 이름을 들고 있었다.  

갑자기 지나가는 사람이 윤정에게 다가와 가방을 들어준다고 했다. 윤정은 '노!'라고 단박에 거절했다. 만약 짐을 그냥 맡겼다면, 분명히 돈을 달라고 했겠지.


숙소로 가는 길은 어두웠다. 후텁지근한 델리의 거리는 음산했고 거리엔 남자들 뿐이었다.


집단 강간, 여성차별, 카스트제. 인도에 대한 선입견이 뇌리에 새겨졌다.

델리의 스산한 밤공기에 우리의 어깨는 더욱 움츠려 들었다.

빨리 숙소로 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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