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윗터틀 Nov 11. 2020

마야스 네스트

마야의 둥지


우리의 첫 숙소다.

예약할 때는 독채인 줄 알았는데 도착하니 민박이었다.

잠깐 실망했지만 내일 아침 바로 다람살라 공항으로 떠날 예정이기에 ‘대충 자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다.


마야는 주인장의 딸인데, 집 안에 마야가 그린 그림이 곳곳에 걸려있었다. 아마추어 그림쟁이인 나는 인도 느낌 나는 그림에 매혹되어 한동안 그림 감상에 빠져있었다.


그런데, 큰 문제를 잊고 있었다.

우린 루피가 없었다. 인천공항에서 환전한 오 만원 중 일부는 픽업비로 써버렸다.

네 사람이 하루 숙박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돈만 남은 것이다. 당연히 숙소에서 카드 또는 달러를 취급할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환전을 최소로 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더해 주인장은 갑자기 델리 주정부의 법에 따라 세금 10프로를 내라고 했다. 난감했다.

우리는 내일 오전 10:55분 비행기를 타야 한다. 그렇다면 공항에는 9시까지는 가야 했다. 환전할 시간이 없다. 주인은 난색을 표하며 내일 아침 7시에 문을 여는 환전소를 밤 사이 알아보겠다고 했다.


골치 아픈 상황이었지만 여독 때문인지 눈 뜨니 아침이었다. 새벽부터 옆방이 부산 해 가보니 은숙과 윤정은 물이 뚝뚝 떨어지는 소리에 한숨도 못 잤다고 했다.

주인에게 항의하니 숙박비를 달러로 받겠으며 공항 샌딩도 무료로 해주겠다고 했다.


두 명의 잠과 맞바꾼 숙박이었다.

이전 01화 여행의 숫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