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가득했던 서귀포 남원읍의 겨울
한 계절을 움츠러든 어깨로 소홀히 보내는 것이 아쉬웠습니다. 겨울을 더 아름답게 기억하고 싶었어요. 서울에서 제주시까지 비행기로 한 시간. 그리고 서귀포를 향해 다시 남쪽으로 한 시간을 달려 남원읍에 닿았습니다.
위미항 서방파제 풍경을 그림으로 담았습니다. 국가어항으로 지정되어 있는 위미항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따뜻한 항구이기도 합니다. 포근한 이곳의 공기속에서 잠시 겨울의 추위를 잊었습니다.
연중 기후가 온화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덕분에 제주도에서 생산되는 감귤의 약 24%가 이곳 남원읍에서 생산된다고 합니다. 위미리 마을길을 걸으며 한 해의 결실이 주렁주렁 매달린 감귤밭을 만나기도 했습니다.
이번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아름다운 겨울 꽃을 보는 것이었습니다. 故현맹춘 할망께서 가꾼 동백나무가 숲을 이루어 위미동백나무군락이 되었습니다. 유명한 관광지 뿐만아니라 골목에 피어난 겨울 꽃들이 마을의 소담스러운 풍경과 어쩌나 잘 어울리던지요. 이곳의 애틋한 풍경들 덕분에 겨우내 칙칙했던 마음은 이내 화사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