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숙이는 사랑에 빠졌네
김 산
'위험한 일 하지 말란다'
어제는 일 끝난 후
한 시간 반 동안 공원을 걸었단다
야밤의 추위도
몸의 피곤함도
만남에는 장애가 되지 않는다
일하는 틈틈이
문자 보느라 여념이 없고
매일 다니던 길도 잘못 들어
마치 나사 하나 풀린 것 같다
"뭐라고 얘기 좀 해요"
투정 어린 동료의 입바른 말에도
사랑은 죄가 없어서
뭔가에 홀린 것이 정상이라서
웃고 넘기는 시간들
입에선 ' 내 사랑 투 유'
콧노래가 자연스러운
날도 완연한 봄이요
하늘에선 사랑비가 내린다
노을에 물든 벌건 얼굴로
수줍음 많은
노총각 대숙이는
오늘도 퇴근 시간만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