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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루 Apr 29. 2024

그 사람

한 편의 시

그 사람



내가 잘 알던 그 사람은


여러 사람들을 기억에서 지워대어


새 도화지 위에


모든 것을 올려놓습니다



어릴 적 행복했던 


추억은 거의 없어


그가 강렬히 원했던


이상을 그리기 시작합니다



황남동 위에 고층 빌딩이 세워지고


빌딩에는 공중정원을 만듭니다


거기에는 수목들이 자라나서


분수가 솟는 시원한 광경이 펼쳐집니다



현실의 인간 모습들은 희미해지지만


구부러진 손마디에는


다행스럽게 한 올의 끈적한 


기억만을 유지한 채로



그 사람은 그림을 완성하지 못한 채


그 세계로 훌쩍 떠나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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