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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루 May 05. 2024

흔들려서 아름답습니다

한 편의 시

흔들려서 아름답습니다


/김 모루​



뭐든 안 되는 그런 날엔​



격려도 위안이 되지 않지요



그럴 땐 바다로 나가요



몸을 날려버릴 돌풍이



해안에 바람을 뿌려대면



강철빔 박은 빌딩 외엔 



모든 게 흔들려대지요



나무도 뿌리 뽑힐듯한 폭풍의 기세에



바위를  잡고 격렬하게 



저항하고 있어요



그럼에도 아주 무심한 난



위대한 원칙을 지키죠



흔들리지 않으리라



 비웃기라도 한 듯 세상은 길길이 날뛰었죠



바다도 이리저리 몸을 흔들며



폭풍에 모래를 할켜잡고 있었는데도요



갑자기 나만을 지키려던 옹졸함에



얼굴 붉혔던 지난 시간이



부끄러워졌어요​



모든 건 흔들려서 아름다웠어요



끊임없이 변화하여​



창조한 생의 한가운데에



이미 놓여 있었어요 



우리의 운명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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