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곳에서의 낯선 물음
김 산
공원을 지나가고 있었는데
노년의 남자가 내게 물었다
" 혹시 저 나무의 이름을 아세요?"
꽃이 핀 그 나무는 후박나무도 굴거리나무도
아닌 담팔수
" 난 능선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 땅에서 하늘까지 오르다가 멎은
사랑 이야기를요"
숲길을 걷고 있었는데
노년의 남자가 내게 물었다
" 혹시 이 나무의 이름을 아세요?"
꽃이 진 푸른 잎으로 치장한 나무의
이름은 담팔수
" 난 고구려의 수도, 졸본을 생각하고 있었어요"
홀본성에서 시작된 맥족의 뿌리를요"
마침 바람이 불어왔고
온 숲이 흔들렸고
나무와 나무 사이
계곡과 계곡 사이
물음과 대답이 흩날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