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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모루 May 14. 2024

당신과 나의 하루는

한 편의 시

당신과 나의 하루는/ 김 산


나의 장엄함은


때때로 소소함 뒤에 숨는다


긴 산맥이 


여명 앞에 웅크리며


아침을 맞듯이


당신은 오늘 누구 뒤에서


득을 봤나


김장철 품앗이처럼


언젠가는 갚아야 할 빚을 


빛을 맞으며 빚지는 하루


경쾌함 뒤에 우울함이 오고


외로움 뒤에 메마른 겨울이


아득히 깊어지면


숨을 데 없어


기댈 곳 없어


숲 잃은 물까치의 날갯짓처럼


당신과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


배부른 영혼이 너무 무거워


오늘 날 수 없고 내일 쉴 수도 없다



반복되는 일상으로


우리 몸을 칭칭 감아서


번데기로 만들어 


누에고치 안에서 동면할 수 있다면


내년 봄에는 나비로 태어날 수 있을까


시시콜콜한 일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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