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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시간

한 편의 시

by 모루

문장의 시간

김 모루

새벽 다섯 시

아직 암흑의 시간

가파도 언덕 위 등대가

간격적으로 신호를 보낸다

부—웅

혹등고래의 노래 같은

뱃고동 소리에

섬마을 불빛이 아련히 흔들린다

도로를 누비는

화물차 몇 대와

클린하우스 수거차의 기계음이

새벽 적막을 깨운다

하루의 첫 시간

라디에이터의 온기에 기대어

두리번거리는 내 시선 뒤로

오늘의 문장이

발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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