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시
문장의 시간
김 모루
새벽 다섯 시
아직 암흑의 시간
가파도 언덕 위 등대가
간격적으로 신호를 보낸다
부—웅
혹등고래의 노래 같은
뱃고동 소리에
섬마을 불빛이 아련히 흔들린다
도로를 누비는
화물차 몇 대와
클린하우스 수거차의 기계음이
새벽 적막을 깨운다
하루의 첫 시간
라디에이터의 온기에 기대어
두리번거리는 내 시선 뒤로
오늘의 문장이
발화한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월간시' 윤동주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시집 <바람의 노래>를 냈다. 동인지 <슬픔은 나의 꽃> < 혼자있을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