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화> 만남

by 빅아이즈

다음날 퇴근길에 홍대역으로 향했다.


홍대역 3번 출구, 밤 10시.


거리엔 사람들로 북적였다.

네온사인이 번쩍이고, 버스커의 기타 소리가 멀리서 들려왔다.


나는 다이어리를 손에 쥐고 서 있었다.

누굴 기다리는지도 모른 체.


그때, 누군가 내 어깨를 툭 쳤다.


“허밍?” 낮고 묵직한 목소리.

돌아보니, 낡은 가죽 재킷을 입은 남자가 서 있었다.


30대 초반, 날카로운 눈매와 대충 묶은 긴 머리.


“나는 김성이야. 그 다이어리는 가지고 왔지?”

나는 숨을 멈췄다.

생전 본적 없는 사람이었다.


“당신… 어떻게 나를?”


그는 피식 웃었다.


“그 다이어리, 내가 보낸 거야.”

그의 눈빛은 어딘가 불안하게 반짝였다.


“왜? 무슨 의도로?”

나는 경계하는 눈빛으로 쏘아붙였다.


그러자 그는 손을 내밀며 말했다.

“다이어리 보여줘. 설명해 줄게.”


나는 망설였지만 결국 다이어리를 건넸다.


그는 페이지를 넘기며 말했다.


“이건 그냥 다이어리가 아냐. 미래를 보여줘.”


그 말에 나는 코웃음을 쳤다.


“미래? 그딴 터무니없는…”


그는 도중에 내 말을 끊었다.


“오늘 아침, 너 팀장한테 혼났지? 점심으로 샌드위치 먹었고.”


그는 다이어리를 건네주며 계속 말했다.


“내일, 너 회사에서 큰 실수할 거야. 다이어리에 적혀 있어.”


나는 떨리는 손으로 다이어리를 다시 받아 펼쳤다.


10월 30일, “보고서 오류로 프로젝트 중단.”


어제 적혀있는 내용과 달라진 내용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


“너, 누구야? 왜 나한테 이런 걸?” 내가 물었다.


그는 잠시 침묵하더니 말했다.


“나도 너처럼, 이 다이어리를 발견했어.


그리고… 너를 만난 거야.” 그의 목소리에 묘한 떨림이 있었다.


“내일, 회사에서 보고서 확인해 보고. 내가 틀렸는지 확인해 봐.”라는 말을 끝으로 그는 사람들 인파 사이로 사라졌다.


나는 그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정신도 없이 그대로 멍하니 서 있었고, 손에 쥔 다이어리는 차갑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머리를 잡은 체

지금 상황을 이해하려 해 보았다.


그렇게 5분가량 지났을까..


지하철출구에서 나온 학생들이 멍하니 주저앉아있는 나를 보고 이상하다는 듯이 쳐다보는 시선들이 느껴졌다.


그리고 그 시선에 도망치듯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도착해서 문을 여니 남편 재훈이 물었다.


“퇴근하고 어디 갔다 온 거야? 많이 늦었네?”


“아니, 일이 그냥 많았어”


나는 대충 둘러 된 후 옷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마음은 복잡했다.


김성, 그 남자는 누구일까? 미래가 적혀있는 다이어리라니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을 하고 가는 걸까?


바닥에 앉아 다이어리를 다시 펼쳤다.


첫 장 마지막 아래 작은 글씨가 눈에 들어왔다.


“김성을 믿지 마.”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


어제는 보지 못한 글이 또 적혀있었다.


어제 처음 다이어리를 본 이후로 그 사이에 누가 적어놓을 순 없었다.


아까 김성에게 잠시 건네준 것 외는 내가 계속 가지고 있었다.


누가 마법이라도 부리고 있는 걸까

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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