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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ngsue Kim May 10. 2018

생면파스타가 일품:: 서촌 맛집 디미

무계획 음식일기 두 번째 글입니다. 생면으로 파스타 만드는 디미

파스타를 좋아해서 문화센터를 다닌 적이 있습니다. 이탈리안 코스였는데 직장인반이라 저녁 7시에 다닐 수 있어서 직장과 문화센터를 동시에 다녔습니다. 바쁘기도 했지만 좋은 분들과 파스타를 만들며 이탈리안에 대한 입맛을 키우던 시절이었습니다. 사실 이때는 요리를 잘 몰랐습니다. 단순히 요리를 배운다는 것에 잠시 심취해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중요한 건 이탈리아 요리가 이런 것이구나 깨달았던 것입니다. 


시간이 흘러 경복궁에 있는 파스타 집에 가게 되었습니다. 경복궁역에서 4번 출구로 나와 경복궁을 우측에 두고 청와대를 향해 나아갑니다. 우측에 경복궁에 출입구인 영추문을 지나고 3분을 더 걷다 보면 길 건너기 전에 모서리에 빨간 타일 건물이 보입니다. 문으로 들어서면 1층은 아담한 카페로 운영되고 있고 식사는 2층으로 안내해줍니다. 


문득 실내 인테리어가 일본 영화에서 많이 본 그런 빈티지 느낌의 실내가 펼쳐집니다. 바닥에 위치한 자주색 타일 그리고 깔맞춤을 한 것 같은 가죽으로 마감한 기다란 등받이 의자가 눈에 들어옵니다. 이곳의 자랑거리인 경복궁이 내려다보이는 창가 자리는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파스타의 가격대는 15,000원에서 17,000원대입니다. 저렴하진 않지만 위치의 프리미엄과 생면으로 만들어지니 조금은 납득이 갑니다. 


식전 빵이 수준은 기대치를 넘기는 수준의 올리브가 박힌 빵이 나옵니다. 역시나 제일 좋아하는 바질 페스토를 가미한 파스타를 시켰습니다. 면의 질감이 뚝뚝 끊어지지도 않고 그렇다고 물러 터지지도 않는 적당한 탄력을 가진 면이 느껴집니다. 바질 페스토의 맛은 입안을 바질의 향으로 인도합니다. 


이곳은 파스타뿐만 아니라 와인으로 유명합니다. 와인 리스트도 훌륭하고요 굳이 단점을 들자면 요리가 나오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맛있으니 후회는 없으시리라 생각합니다. 

사실 이곳은 집밥이란 소셜다이닝 앱에서 광화문 산책코스로 개설하려고 점찍어 둔 곳입니다. 


다 같이 경복궁에서 산책하고 디미에서 맛있게 파스타를 한 접시 한 후에 서촌으로 이동합니다. 작은 이자카야에서 사케 한잔하는 코스였습니다. 이렇게 반나절을 함께 한다면 그 누구와도 친해지지 않을까요? 만약 동행이 없다면 경복궁이 내려다보이는 디미 2층 창가에서 와인 한잔 하시는 겁니다. 적당하게 취하면 세상이 여러분 것이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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