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아온 사람일까 궁금해졌다
대학 동기 철이와 그가 말하던 친구와 만난 건 해가 지기 시작하고, 바람이 살랑이던 5월 22일였다. 학원에서 강의하고 왔기 때문에 인디핑크 컬러의 재킷과 검은색 치마를 입고, 홍대입구역 5번 출구 앞에 서 있었다. 홍대역 KFC 앞은 언제나 번잡했기 때문에 눈을 두리번거리며 철이를 찾고 있었다. 그때 밀려오는 인파들 사이에서 철이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옆에 정장을 입은 한 남자가 같이 있었다. 아가일패턴 카디건을 입고 있던 그 남자는 한눈에 봐도 키가 크고 마른 인상이었다.
“안녕하세요.”
어색하게 인사와 함께 목례를 하고, 철이가 먹고 싶어 한 닭갈비 집으로 갔다. 둥글게 놓인 테이블에 앉아 있자니, 이상하게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앗, 죄송합니다.”
쟁반으로 식기를 나르던 종업원이 그의 어깨를
치고 말았다. 크게 아프지 않았더라도 옆에 있는 사람에게 들릴 정도로 울린 부딪치는 소리에 불쾌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그는 손사래를 쳤다.
“아니에요. 제 어깨가 걸려서 그런 건데요. 괜찮아요.”
기분 나빠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내 예상이 빗나간 순간, 나는 이 사람이 궁금해졌다.
갑자기 그와 함께인 공간의 공기가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