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설턴트에게 제일 중요한 일
세계의 만물상이라 불리는 저장성 이우시, 흙먼지 날리는 도매시장 한복판에 이질적인 유리 성채처럼 BMW 매장이 들어섰습니다. 오후의 햇살이 매장의 통유리를 뚫고 들어올 무렵, 매장 앞에는 낡은 소형 승합차 한 대가 덜컹거리는 소음을 내며 멈춰 섰습니다. 곧이어 좁은 차 문이 열리더니, 열 명이 넘는 장정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습니다. 그들은 마치 귀빈을 호위하듯 한 노인을 부축해 내렸습니다. 노인의 행색은 영락없는 시골 농부였습니다. 햇볕에 그을린 검붉은 얼굴, 깊게 패인 주름, 그리고 흙때가 낀 손톱. 굽은 허리는 평생 밭을 일구느라 땅과 가까워진 세월을 증명하는 듯했습니다.
"할아버지, 여기에요. 이게 제일 좋은 거래요."
자손들의 부축을 받으며 들어선 노인의 눈길이 멈춘 곳은 매장 정중앙, 가장 화려한 조명을 받고 있는 BMW 7시리즈 최상급 모델 앞이었습니다. 가격표에는 선명하게 '200만 위안(약 4억 원)'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었습니다. 검은색 차체는 거울처럼 매끈했고, 라디에이터 그릴은 맹수의 이빨처럼 웅장했습니다. 노인은 지팡이를 고쳐 쥐고, 거칠고 투박한 손바닥으로 차가운 보닛을 천천히 쓸어보았습니다. 매끄러운 도장면 위로 농부의 거친 손마디가 스쳐 지나가는 광경은 묘한 위화감과 동시에 압도적인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곧 말끔한 정장 차림의 영업사원이 황급히 다가왔습니다. 그는 노인의 허름한 행색과 밖에 세워진 낡은 승합차를 보고 잠시 당황했지만, 노인을 둘러싼 십수 명의 건장한 자손들의 기세와 노인의 눈빛에서 예사롭지 않은 기운을 감지했습니다.
"어르신, 안목이 대단하십니다. 저희 브랜드 최고의 걸작입니다."
노인이 굽은 허리를 들어 차를 응시하며 툭 던지듯 물었습니다.
"이 쇳덩이가 왜 그리 비싼 게냐?"
영업사원은 그 동안 쌓은 내공을 한꺼번에 풀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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