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11. 18. 화요일 D+21
그런 때가 있다.
늘 내 곁에, 그 자리에 있었는데,
알아차린 것은 우연이 겹친 한 지점의 순간인.
오늘도 그랬다.
일을 하다 문득 생각이 튀었다.
나는 글을 포기해야 하나.
소설은 늪에 빠져 나아가지 못했고,
나의 꿈은 점점 단풍이 들다 못해,
쪼그라든 낙엽이 되고 마는 것을,
바라볼 수 밖에는 도리가 없었다.
나조차도 안정적인 직업과 돈이 주는 안락함에,
젖어드는 몸을 뉘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도 못한 채,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그 순간,
글로는 모든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그의 말이,
바로 그 순간 나의 눈에 띈 것이,
어쩐지 야속했고, 속상했다.
멍이 번져가는 내 바람은,
더는 기다림이 고통이 되지 않기 위해,
나를 지킨다는 명목으로,
바람을 빼기 시작했다.
시간을 보낼수록,
더욱더 이해가 되는 양 측의 대립 속에서,
나는 어떻게 나아가야 하는지를 잃었다.
늪에도 탈출구가 있나.
오늘도 도망가고 싶은 하루를 가까스로 지켜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