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 12. 11. 목요일 D+30
꼬박 3년이 걸렸다.
때로는 열정에 불탔고,
또 때로는 손을 놓았던 나의 첫 장편소설.
되돌아보면,
소설은 내가 쓰는 게 아니었다.
누군가가 다정함으로 데려다준 어느 책방에서,
나를 따뜻한 시선으로 응원하던 동생에게서,
소설의 실마리가 날아들고는 했다.
나는 소설과 함께 컸다.
그들의 입장으로 탄원도 했고,
포기하기 직전까지도 가보았고,
이해하기 위해 부단히 발버둥 쳤다.
탈고한 오늘,
아마 오늘을 결코 잊지 못할 것 같다.
행복은 오늘을 행복할 줄 아는 이에게 주어진다 했나.
탈고하러 가는 길 따뜻한 햇살이 그랬고,
품에 고이 간직한 채 걸어가던 설렘이 그랬고,
걸어가는 길 펼쳐졌던 나의 3년이 그랬고,
박스에 작품을 넣던 순간이 그랬고,
축하해 준다며 달려온 남자친구와의 저녁이 그랬고,
이름도 나이도 아무것도 모르지만,
타인의 3년을 축하할 수 있는 이름 없는 이들의,
다정하고도 담담한 값없는 축복이 그랬다.
벅차도록,
행복했던 오늘을 기억하려 한다.
오늘로 내일의 행복을 기대하겠다.
내게는 내일 읽을 책이 있고,
쓰고 싶은 글이 있고,
다정한 이들이 곁에 있으니.
가시밭길인줄 알았던 나의 인생에도
어느덧 장미가 여러 송이 피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