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 레미 풍경_빈센트 반 고흐
오후와 저녁의 경계 오후 4시.
하늘이 약간 빛바랜 듯 해지는 그 시간.
생 레미 들녘에 소작농 홀로 추수한 보릿단을 힘겹게 옮긴다.
여름 내 바람을 거칠게 긁었던 보리들은 가지런히 베어 묶여있고
보리밭은 민바닥에 매끈하기만 하여 가을 바람은 조용히 거침없다.
멀리 나뭇가지 쓸리는 소리만 간간히 들리는 적막함에 소작농의 노동은 더욱 외롭다.
들녘은 겨울과 밤의 냉기가 서서히 드리워진다.
뜨끈한 군불과 아이들의 소담이 그리워 하던 일을 서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