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림읽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RAYMON Oct 09. 2017

적막

생 레미 풍경_빈센트 반 고흐

Landscape at Saint Remy (Enclosed Field with Peasant)_Vincent Van Gogh


오후와 저녁의 경계 오후 4시. 

하늘이 약간 빛바랜 듯 해지는 그 시간. 

생 레미 들녘에 소작농 홀로 추수한 보릿단을 힘겹게 옮긴다.

여름 내 바람을 거칠게 긁었던 보리들은 가지런히 베어 묶여있고

보리밭은 민바닥에 매끈하기만 하여 가을 바람은 조용히 거침없다.

멀리 나뭇가지 쓸리는 소리만 간간히 들리는 적막함에 소작농의 노동은 더욱 외롭다. 

들녘은 겨울과 밤의 냉기가 서서히 드리워진다. 

뜨끈한 군불과 아이들의 소담이 그리워 하던 일을 서두른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