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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속에서 불안을 이기는 법

불안의 시대

by 베론글로벌 장성환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에 살고 있다. 막연한 미래가 불안한 학생부터 언제 짤릴지 모르는 직장인, 당장 다음 달 매출이 걱정인 사업가까지 모두가 불안을 느낀다. 취준생들은 아직 경험하지 못해 불안하고, 고연차 경력자들은 예전 같지 않은 신체적 심리적 집중력 저하로 은퇴 후의 삶을 걱정한다.

기술 혁신과 진보가 더 나은 미래를 가져온다고 믿지만, 모두에게 항상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특히, 생성형 AI의 발전은 ‘내 일자리가 대체되면 어쩌지?’ 하는 불안감을 눈앞의 현실로 만들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안정을 추구하지만, 결과적으로 모두가 불안해진 세상이 되었다.

미래를 걱정하는 아들과 그 또래들을 보면서, 회사의 생존을 걱정하는 스타트업 창업자와 직원들과 대화하면서, 이직을 고민하는 후배들과 상담하며 수없이 되뇌던 질문이 있다.

과연 이 불안을 극복하는 방법이 있을까?


두 번의 위기를 겪고 얻은 깨달음.

나는 30대 초반에 두 번의 구조조정을 당했다. 경력과 연봉의 초고속 성장을 위해 더 나은 직장을 쫓다가 결혼하면서 안정된 곳에 정착하려 했다. 안정적인 직장인 줄 알고 이직했던 글로벌 회사가 전사 구조조정(Restructuring)을 하면서 남 얘기인 줄 알았던 명예퇴직이 나의 현실이 되었다.

이 위기에 미숙하게 대처하며 경력에 작은 스크래치를 내기도 했지만, 그 과정에서 멘탈은 강해졌고 비슷한 과정을 겪을 사람들에게 조언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깨달았다. 위기의 탈출과 극복은 절실함에서 나온다는 것을. 절실하게 새로운 길을 찾고, 나의 가치를 증명하자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물론, 당시 내 경력과 연차가 가장 잘 팔릴(?)때였지만, 지금도 절실하게 원하면 기회가 또 열린다는 믿음은 굳건하다. 그렇게 안 해서 문제이다.^^.


잦은 조직 변경과 내 사업에 대한 결심

두 번의 구조조정 이후 이직한 국내 회사에서 해고의 공포는 없었지만, 6개월마다 조직이 변경되며 끊임없는 불안에 시달렸다. 그때마다 내 역할이 바뀌고 새로운 팀원들과 손발을 맞춰야 했다. 모바일 혁명으로 새로운 기회가 열렸으나, 지식과 정보를 끊임없이 업데이트해야만 했다. 또한, 조직 내부 경쟁에 밀리지 않기 위해 나에게 온전히 집중하지 못하고 직장 내 정치 게임도 해야 했다.

그러다 2013년 일기장에 다짐했다.

‘더 이상 외부 요인에 의해 나의 커리어가 흔들리지 않도록 내 사업을 하겠다.’

외부 환경에 대한 불안을 '이제 주체적인 삶을 살겠다’는 내면의 동기로 전환했다.


창업과 폐업, 그리고 다시 시작

과연 내 사업을 하면 불안과 불확실성에서 자유로워질까? 직장 내에서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해서 창업을 고민할 때 블록체인 코인 생태계가 불붙었다. 첫 번째 창업이었다. 하지만 코인시장 전체가 붕괴되면서, 1년을 가지 못하고 폐업을 하였고, 나는 스타트업으로 다시 직장인이 되어 합류하였다.

스타트업은 불확실성이 일상이다. 새로운 길을 개척해야 하니, 항상 실패의 위험에 노출되었고, 문제해결을 위한 회의와 고민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대표와 임직원 모두 회사의 생존을 불안해하며, 일희일비하는 생활의 연속이었다. 그렇게 3번의 스타트업 생활을 더 하다가 현재의 내 사업을 하고 있다.

돌이켜 보면 안정적인 환경에 안주하려다가 커리어의 위기가 찾아왔고, 반대로 가장 힘들고 절실할 때 한 줄기 빛과 같은 엄청난 기회가 왔다. 따라서,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다.


불확실성을 다루는 나만의 방식

1. 불안함을 실행력의 엔진으로 전환

직장 내 불확실성이 창업의 동기가 되었고, 이후에도 불확실성은 일상이었지만, 이제는 불안이 단순한 감정이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한 동력이 되었다.

2. '느슨한 관계의 강한 힘'

익숙한 사람들과의 소소한 만남이 주는 안정감은 좋지만, 이미 형성된 편안한 관계(Comfort Zone)에만 의존하면 새로운 기회는 찾아오지 않는다. 오히려 가장 힘들고 절실할 때 만났던 느슨한 관계의 사람들이 커리어 전환의 결정적 역할을 했다. 새로운 사람과의 만남은 커리어 빌드업을 위해 필수적이다.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고 적용하는 것처럼, 낯선 환경과 사람에 익숙해지는 연습이 필요하다.

3. 불안이 '강박'으로 변하기 전에

적절한 불안은 집중력을 높여 성장의 원동력이 되지만, 지나치면 독이 된다. 불안과 걱정이 반복되면 강박으로 변하고, 이는 심리적 장애인 공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나 역시 가벼운 증상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나만의 루틴을 만들었다.

1) 독서, 운동, 명상: 나는 해결하기 힘든 고민이 생기면 일단 밖으로 나가 걸으며 생각을 정리한다. 이전 직장들 근처에 내가 걸었던 길을 걷다 보면, 그때 고민들이 다시 떠올라 혼자 쓴웃음을 짓기도 한다.

2) 고민 노트 작성: 고민거리를 목록으로 만들어 '걱정노트'를 쓴다. 5년 뒤에 보면 그때 왜 그런 걱정을 했나 싶다. 이 작업을 반복하다 보니 지금의 걱정이 나중에 큰 문제가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3) 마음 건강검진: 혼자 해결하기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매년 신체 건강검진을 하듯, 마음의 건강검진도 받아보면 효과가 있다.


[결론]

가장 안전해 보이는 곳이 가장 위험한 곳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고, 지금 있는 곳에서 배움을 얻을 수 없다면 과감히 떠나야 한다. 적절한 불안은 집중력을 높이고 나를 움직이게 하는 원동력이다. 불확실성은 사라지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는 불안을 회피하는 대신, 성장의 동력으로 삼을 수 있다. 멘탈 강화를 위한 나의 루틴 중 하나라도 시작해 보자.

또 한 가지 ‘빨리 가려면 혼자 가고,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는 말처럼, 불확실한 환경을 함께 해쳐나갈 신뢰할 수 있는 동료를 찾는 것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자산임을 인식해야 한다.


낯선 것을 거부하지 않는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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