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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한 수-

-생각의 한 수-


기억이란 놈은 참으로 묘하다

잊어야 할 것은 잊지 않고

잊히지도 않으며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기억 속에 묶어 놓아도

텅 빈 공간 속으로

자꾸만 달아나려 한다

누군가의 눈에 들기는 어려워도

눈 밖에 나기는 한순간임을

알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때론 어쩔 수 없는

삶의 탓일 수도 있겠거니

-

기억이란 놈은 참으로 묘해서

열 번의 고마움을 기억하지 못하고

한 번의 잘못만을 고집스레 추궁하며

맺어온 인연을 파기하는 모습들에서

살면서 오랜 세월 동안 쌓아온

끈끈한 친분의 두꺼운 끈이

인내의 여유조차 마다하고

한 줄 남김없이 끊어질 때

묘한 기억을 추슬러

열 번의 고마움을 기억하고

한 번의 잘못을 이해와 용서로

덮어 둘 수 있음은 나 또한

오해도 실수도 하는 사람인지라

한 번의 잘못으로 인하여

이해와 용서를 받고 싶음이다

건강과 행복 즐거움과 미소를 전하는 마법사 &

작가 겸 심리상담사 김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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