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7월의 첫째날 / 아침부터 잔뜩 흐리다 비다운 비.
조바심이 나를 깨웠다. 빨리 해치워 버리라고. 어서 다그쳐 달라고. 1년은 훌쩍 넘었을 것처럼 정확한 시작점은 흐릿해졌다. '조기운동회'라는 이름으로 시작된 주말 아침운동은 매번 치열한 심리적 유산소운동을 통과 의례로 만들어왔다. 불금의 화려함이나 주말을 앞둔 나태함은 '주말 아침 7시'라는 시간 앞에서 별다른 매력을 못 느끼게 한다. 적어도 내겐 '불금'은 '불완전한 금요일'일 뿐이다. '공부'를 이렇게 하고 싶지만, 가학적이면서 때론 피학적인 변태적? 쾌감으로 무장한 주말 아침운동은 심지어 식욕마저 맥을 못 추게 만든다.
아침부터 하늘빛이 수상쩍다. 답답한 공기엔 습도가 가득하다. 느끼한 속사정을 뒤로하고 군대 완전군장처럼 잘 챙겨진 운동가방을 들고 문을 나서면 일단 '1승'이다. '운동하러 갈까 말까' 치열한 내적 유산소운동에서 이겨낸 결과이다. 하지만 언제나 이기는 경기는 없다. '이기는 확률'을 높이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
전투에 임하는 장수의 갑옷은 당당하고 결연하다. 운동에 임하는 마음이 단단하려면 잘 갖춰서 입고 여러 소품으로 무장해야 한다. 요즘 유행하는 홈트(홈트레이닝: 집에서 하는 개인운동)라도 파자마 차림으로는 운동답게 하기 어렵다. 기왕이면 자신의 몸에 잘맞고 멋있는 운동복을 챙기고, 적당한 소품도 챙겨 나가자.
오늘은 코어Core에 집중. '서프핏Surf fit'이라는 핫한 운동아이템을 활용했다. 함께 운동하는 '운동친구(운친)'가 운영하는 운동센터('JUST MOVE'_청주 성화동)를 찾았다. 편하게 운동하고, 운동에 대한 생각들을 나눌 수 있는 좋은 친구들이다.
'서프핏Surf fit'은 불안하다. 그 위에 올라서면 온 몸이 불안해진다. 중심을 낮추고 균형을 잡기 위해 평소 신경도 안 썼던 소외된 근육과 난생처음 인사라도 건네어야 한다. 안 그러면 바로 '꽈당'. 요즘 여름바다에선 서핑이 유행이고 대세인 듯하다. 멋져도 보이고 역동적으로 춤추는 파도 위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이 젊은이에게 어울린다. 그 '불안한 역동성'에 의연히 맞설 수 있도록 지상에서 하는 훈련도구가 '서프핏Surf fit'이다.
'불안함'에 '불안정함'을 더하면 하체는 요동친다. 갈피를 못 잡는 온몸은 외줄 타기 하는 '훈련병'처럼 어설프고 쉽게 무너진다. 하지만 '불안함'에 '불안정함'을 더하는 상황이 계속 이어지다 보면, 우리 몸은 서서히 '안정감'을 찾고 제법 유기적인 반사신경을 보여주기 시작한다. 대견스럽다. 보람도 있다. 이 맛에 한다. 하지만 짧은 방심의 결과는 예상대로이다.
'JUST MOVE'의 두진 샘은 이 영상에 관심을 보였다. '서프핏Surf fit' 위에서 테니스 스윙 연습은 내가 봐도 '프로페셔널'의 비시즌 트레이닝의 그 모습 같다. 어릴 적 손에 잡아본 테니스 라켓의 쾌감은 수 십 년을 가로질러 몸에 남아있다. 여전히 테니스를 잘하고 싶고, 아름다운 스윙과 균형을 갖추고 싶다. '보수볼' 위에서 하는 프로들의 스윙 연습을 응용한 사례지만, 흡족하다.
'5more-seconds'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고 있다. 나의 호기심과 개인적 비전이 담길 '5락실' 같은 공간으로 꾸며나갈 생각이다. 운동을 하다 보면 한계에 다다를 때가 있다. '5초만 더!' '다섯 번만 더!'는 일종의 '학대 수준'의 도전이지만, 잘 버텨내면 아드레날린 넘치는 쾌감과 만족감을 가져다준다. '쉬운 성취'도 매력 없지만, '쉬운 포기'는 '나쁜 습관'으로 남는다.
조기운동회는
매주 토요일 오전 7시
청주시내 곳곳, 요즘은 주로 성화동 'JUST MOVE'운동센터에서 진행되며,
자율적이고
열려있는
운동커뮤니티가 되길 희망한다.
*호기심이 생겼다면,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