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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동네소년 Oct 22. 2017

헬스클럽에 운동기구가 없다?

충북연구원 정기간행물 ISSUE&TREND Vol.29에 기고한 글입니다


*이 글은 운동에 대한 ‘개인적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으며, 스포츠과학 측면에서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음을 사전에 말씀드립니다. 


오랜만에 주말작가로 돌아오려니, 글촉이 둥툭해 진듯하여, 잠시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려고 합니다. 제 브런치 테마 중, 지금까지 '오늘 몸을 쓰다'에 담았던 글들을 바탕으로 '운동함'에 대한 생각과 운동을 통해 제 호기심의 '방향성'을 정리해 봤습니다. 


충청북도의 싱크탱크인 '충북연구원'의 정기간행물 <ISSUE&TREND> Vol.29에 기고했던 글을 제 블로그에 다시 옮겨봅니다. 





‘가치’(價値)를 부여한다는 것은 그만큼의 ‘재화’(財貨)를 사용할 의사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양복을 사기 위해 100만 원을 지불하지 않아도, 새로 나온 스마트폰을 사기 위해 기꺼이 돈을 낼 마음이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건 제 경우이기도 합니다. 물론 그 반대도 있을 겁니다. 가치는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변하고 움직이는 역동성을 갖고 있나 봅니다. 





요즘 이 ‘가치’가 우리의 몸으로 향하고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합니다. ‘피트니스 푸어’Fitness Poor(몸매 관리를 위해 자신의 수입에 비해 무리한 지출을 하면서 피트니스센터에서 전문가에게 개인 지도를 받는 사람들을 일컫는 신조어)라는 말이 나온 지도 꽤 되었지요? 경제력이 된다면 기꺼이 내 몸을 위해 지출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단순히 건강보조식품을 구매하는 수준을 넘어서, 1시간에 10만 원 가까이 되는 운동 레슨을 자신의 건강과 몸매를 위해 지출하는 겁니다. 한 달에 7만 원이면 다닐 수 있었던 예전의 헬스클럽은 이제 잊으셔도 좋습니다.  





다수의 사람들이 떠올리는 ‘헬스클럽’은 어떤 모습일까요? ‘러닝머신’으로 많이 부르는 ‘트레드밀 Treadmill’이 창가 쪽에 나란히 놓여 있고, 그 뒤쪽으로 ‘덤벨 dumb-bell’이나 ‘벤치프레스 bench-press’ 같이 중량 Weight를 활용하는 각종 운동기구들이 공간을 가득 채운 모습을 대부분 떠올릴 듯합니다. 하지만, 이런 모습은 국민체육 분야에 과학적인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있는 선진국에선 이미 수십 년 전에나 볼 수 있었던 ‘구식 Old’입니다. 





좋게 얘기하면, 우리 국민체육 수준은 발전해야 할 가능성의 여지가 많다. 이렇게 말하면 조금 위로가 될까요? 단순히 운동의 방법이나 효과 등을 말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별생각 없이 망가뜨리고 있는 ‘몸’에 대해 정말 이대로 좋은 것인지 진지하게 생각할 때가 되었습니다. 





잠시, 우리가 자주 찾는 아파트 헬스클럽을 떠올려 볼까요? 은퇴한 어르신들과 20대 청년, 부녀자들이 같은 운동기구들을 사용해 운동을 합니다. 너무 익숙한 모습이죠.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20대의 운동과 4,50대의 운동, 노년의 운동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말 쉬운 얘기입니다. 헬스클럽에 주욱~ 늘어선 중량 위주의 운동기구들은 50대 이상에게는 최선의 운동법이 아닐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이 늙어가고 여기저기 아파지기 시작하니, 인대와 관절에 손상을 주기 쉬운 무리한 ‘중량운동’은 피해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렇죠!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공공의 헬스클럽에는 개인에게 맞춰진 기구나 운동프로그램이 없습니다. 그냥 젊은 시절 하던 대로 하는 운동은 몸을 망가뜨릴 확률이 높습니다. 대한민국 생활체육의 영역이 더 과학적이어야 하고, 섬세해져야 하는 이유는 이것 말고도 수 없이 많습니다. 





지금 고백하지만, 저는 ‘운동’을 전문적으로 배워본 적이 없습니다. ‘스포츠과학’에 관심은 있지만, 정식 교육과정을 통해 스포츠과학을 공부한 적은 없다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전 매주 토요일 아침 ‘조기운동회’를 통해 운동 친구들과 실험적이고 색다른 운동법을 찾아 함께 운동하며 인생의 행복을 느끼고, 삶의 균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일종의 ‘운동일기’라고 해도 좋겠네요. 저는 가끔씩 운동 후 에세이를 쓰고 있습니다. 운동하는 과정에서 배우고 느낀 점들을 일기 쓰듯 써 내려가는 에세이입니다. 제 글이 궁금하시다면, 제 브런치 블로그에서 읽어 보실 수 있습니다(https://brunch.co.kr/@5more-seconds/). 





일주일에 두세 번, 아파트 피트니스 클럽에서 저의 운동 친구가 되어 주시는 5,60대 어르신들이 반갑습니다. 출근하듯 매일 같은 시간 피트니스 클럽에서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듭니다. 본인에게 맞는 운동법으로 더 효율적으로 운동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기도 합니다. 하지만, 제게는 그럴 만한 능력은 없군요. 그래도 전 어르신들에게 함께 운동할 것을 권하고 나름의 프로그램을 짜서 함께 운동합니다. 목적은 ‘동기부여’. 내 몸과 대화하는 시간이 없는 운동은 그냥 ‘킬링타임 Killing Time’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못될 겁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함께 운동하고, 바라봐 주고, 호흡을 따라가다 보면 시간은 금세 지나갑니다. ‘몰입’했다는 의미이겠죠. 





연령에 맞는 운동법을 제안하고 함께 운동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것은 충분한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려운 얘기입니다. 우리는 운동하면서 동시에 몸을 혹사시키고 때론 다치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생활체육’ 여러 종목 가운데, 경쟁심을 유발해 자신의 운동능력 이상으로 욕심을 갖게 하는 ‘체육활동’은 때론 위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안전하게 ‘몸 쓰기’를 즐기려면, 그만큼 우리 몸도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프로스포츠 선수들이 비시즌(경기가 없는 시기)에 더 많은 땀을 흘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의학에도 ‘예방의학’이 있듯, 체육에서 ‘예방체육’이라는 개념이 있을 것 같습니다(확인해 보질 못했군요). 연령대에 맞는 운동법을 제안하고, 특히 노년을 생각한다면, 다치지 않고 ‘몸 쓰기’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도록 미리 몸을 돌보는 ‘예방체육’이 우리 생활체육에서도 하루빨리 보편화되었으면 합니다. 민간의 영역에서 제공되는 이런 서비스는 경제력이 부족한 노년에게는 너무 비쌀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당연히 공공의 체육복지 분야에게 감당해 줘야 하는 것이죠. 





4차 산업혁명 시대. 변화의 속도는 ‘기가 Giga’로 넘어갔고, ‘전통적 일자리’는 ‘인공지능 AI’와 ‘로봇’에게 넘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우리의 ‘몸’은 여전히 더 잘 보살펴져야 하고, ‘국민체육복지’에서 사회적 약자가 이런 진보된 기술의 혜택을 받기는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누구나 늙습니다. 인생이 한 번이듯, 우리 몸도 하나입니다. 잘 보살펴 아껴야 하고, 그 보살핌의 책임을 국민 개개인에게만 맡겨서는 안 됩니다.  



주말작가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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