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결심하기 전에는 매일이 특별할 줄 알았다. 매일이 새로운 도전으로 가득 찰 거라고 생각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막상 창업을 하고 보니, 현실은 완전히 달랐다. 오히려 매일 반복되는 똑같은 업무들로 가득 차 있었다.
처음엔 그 반복되는 업무가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신나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가 한 달이 되고, 한 달이 일 년이 넘어가면서 똑같은 업무의 반복이 점점 지루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많은 창업자들이 초반에 이 시기를 경험한다. 여기서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그런데 이 지루함이라는 감정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나는 지루함을 ‘재미가 없어서 생기는 감정’이라고만 생각하는 게 큰 오해라고 본다.
사업을 하다 보면, 재미가 없어도 해야 할 일들이 분명히 있다. 그런 일들은 그 자체로 재미나 즐거움을 주지 않는다. 하지만 반드시 필요하고, 매일 꾸준히 해야만 하는 업무들이다.
매일 같은 업무를 반복한다는 건, 사실 창업자의 일상이다. 어제 했던 일을 오늘도 하고, 오늘 했던 일을 내일 또 해야만 수익이 창출된다. 그걸 하기 싫다고 거부한다면 사업을 유지할 수 없다. 결국, 사업은 일상의 반복이고, 지루함은 당연한 것이다.
중요한 건, 이 지루함 속에 엄청난 가치와 기회가 숨어 있다는 점이다. 창업자는 이걸 반드시 알아야 한다.
이 지루함을 단지 '재미없다'고 치부하지 않고, 그것을 당연한 일상으로 받아들이고 관리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일종의 스트레스 관리와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우리는 스트레스를 완전히 없앨 수 없기에 관리하고 해소하는 방법을 찾는다.
지루함도 마찬가지다. 지루함을 완전히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 감정을 잘 다루고 조율하는 것이 창업자가 가진 큰 과제다.
내가 경험한 바로는, 지루함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결국 '허무함'이라는 더 깊은 부정적 감정으로 빠지게 된다. 잘 생각해 보면, 매일 같은 업무를 반복하면서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라는 질문을 던지기 시작하고, 그다음엔 "이 일을 하는 의미가 있나?"라는 허무함으로 연결된다. 이 감정에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가 쉽지 않다.
창업자로서, 또 사업을 지속 가능하게 이끌어가야 하는 사람으로서 절대로 허무함까지는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이런 지루함과 허무함을 관리하기 위해, 업무 중간중간 짧은 산책을 자주 한다.
사실 이 글을 작성하기 전에도 갑자기 밀려드는 부정적 감정과 지루함을 이겨내기 위해 20~25분 정도 산책을 했다. 걷는 동안 머리를 비우고 내 감정을 차분히 되짚어보면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진다.
"지금 내가 하는 이 업무가 어떤 의미가 있는가?"
"나는 이 업무를 계속하는게 맞는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업무에 대한 정리를 해보자"
이렇게 잠깐의 시간이라도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고 객관적인 시각을 회복하면, 감정이 조금씩 정리되고 다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습관 덕분에 나는 지금까지 반복되는 지루함 속에서도 사업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지속 가능한 사업의 비밀은 이 지루함을 다루는 나만의 방법에 달려있다고 본다. 매일 반복되는 업무 속에 숨겨진 가치를 찾고, 스스로의 감정을 다스릴 줄 아는 것, 그것이 창업자의 진정한 능력이다.
만약 지금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있다면, 잠깐 업무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잠시 걷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글을 쓰며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환기가 될 것이다.
지루함을 견디는 창업자가 결국 오랫동안 사업을 지속하고, 마침내 원하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이 글이 지루함 속에서 헤매는 다른 창업자들에게 작은 위로와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