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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후 가장 크게 달라지는 것들

창업을 시작한 지 어느덧 5년째다.


아직 '성공'이라는 단어를 자신 있게 붙이기는 어렵다. 그저 '생존하고 있다'는 표현이 가장 현실적이다.


여전히 쉽지 않다.


돌이켜보면 처음 시작할 때 너무나도 준비가 부족했다. 무엇보다도, 창업이 가지고 있는 리스크를 사전에 제대로 찾아보지 않은 채 무작정 시작했다는 것이 가장 큰 실수였다.


창업 후 심적으로 극도로 힘들었던 순간엔 정말 다 끝난 것만 같았다. 정말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창업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것은 결국 내 마음과 생각의 구조였다.


지난 5년간 가장 큰 변화는 내 마인드가 단련됐다는 것이다. 창업을 하고 난 이후로 나의 생각하는 방식, 바라보는 시야와 시각이 너무나 달라졌다.


단순히 ‘달라졌다’기보다는 더 정확히 말하자면 그 폭과 깊이가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넓어졌다. 전에는 보지 못했던 것들이 보이고, 생각하지 못했던 질문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어떤 문제를 마주해도, 전에는 없었던 해결책이 머릿속에서 조금씩 자리 잡고 있는 걸 발견할 때마다 스스로 신기하기까지 하다.


이 모든 변화를 하나로 표현하면 결국 '성장했다'는 말이 가장 맞을 것이다. 나 자신을 더 넓고 객관적인 시야로 바라보게 되었고, 어떤 문제든지 조금 더 유연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창업을 하고 나서 한 해, 두 해 시간이 지날수록 놀랍게도 내 머릿속의 사고구조, 의식 구조까지 변하기 시작했다. 회사가 마주한 경제적 환경, 시장의 흐름, 조직 내 상황, 그리고 내가 맡은 역할이 내 삶 전체를 자연스럽게 바꾸어 놓았다.


이 변화를 경험하지 않았다면 절대로 이해하지 못했을 것이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서인지, 아니면 실제 경험을 했기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다. 어쩌면 둘 다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창업을 고민하거나 막 시작한 사람들이 있다면, 이 이야기를 꼭 해주고 싶다. 창업 전에 꼭 충분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특히 창업에 따르는 리스크에 대해 반드시 미리 알아보고 공부해야 한다. 관련 서적들을 통해 간접적이라도 최대한의 경험과 지식을 얻는 것이 중요하다.


창업 전에 리스크를 제대로 알았다면 과연 내가 창업을 했을까? 솔직히 지금의 나에게 다시 묻는다면 쉽게 답할 수 없다.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지금처럼 과감히 시작했을지 확신하지 못한다. 미래가 어떻게 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말이 창업을 후회한다는 뜻은 아니다.


다만 좀 더 현명하지 못했던 과거의 내 결정이 아쉬울 뿐이다. 지금의 이런 생각을 기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나 스스로에 대한 피드백이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고 있을 누군가에게 전하는 솔직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지금 창업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창업은 결국 나를 바꾸는 일이기도 하다.

그 과정은 힘들고 지칠 수도 있지만, 동시에 나를 가장 크게 성장시키는 경험이기도 하다.


내가 5년간 창업하며 얻은 가장 큰 선물은 결국 '성장'이다. 쉽지 않은 길이지만, 이 길 위에 서 있는 지금의 내 모습이 과거보다 조금은 더 단단하고 깊어진 느낌이다.


부디 창업이라는 여정을 시작하려 한다면, 충분히 준비하고 고민한 뒤 시작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이미 이 길 위에 있다면, 나처럼 한 번쯤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보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나의 결정과 성장, 그리고 지금의 나는 어떤 모습인가 하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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