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을 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뭔가 거창해 보인다. 마치 내가 실패 앞에서 의연하고 담담한 사람인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솔직히 고백하자면,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나는 실패가 두렵고 무섭다.
창업 5년 차라고 해서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 건 아니다. 어쩔 때는 패닉에 빠질 때가 있다. '이 정도면 사업 그만둬야 하는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말이다. 그럴 때면 나는 운동을 한다. 몸을 움직이며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애쓴다.
사업이란 언제 망할지 모르기 때문에 전전긍긍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런 생각 자체가 우습다는 걸 알면서도, 그 우스운 생각에서 벗어나기란 쉽지 않다.
5년간 사업을 하면서 깨달은 가장 중요한 진실이 있다. 내가 하는 사업에 대한 모든 행동과 의미를 100% 컨트롤할 수 있다면 일이 잘 될 것이다. 하지만 사람은 완벽하지 않고, 나는 모든 걸 컨트롤할 수 없다는 걸 빨리 깨달아야 했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마찬가지다. 실패는 언제든 찾아올 수 있지만, 왜 안 좋은 것만 생각하느냐는 것이다. 내가 창업하고 사업하는 게 실패를 위해서가 아니라 나만의 성공을 위해서 하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여기서 실패는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무언가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이걸 명확하게 구분할 줄 알아야 한다.
내가 컨트롤할 수 없는 일들은 생각보다 많다.
경기 침체, 정책 변화, 팬데믹 같은 외부 환경부터 고객의 마음, 경쟁사의 전략, 심지어 우리 팀원들의 개인적인 상황까지.
나 혼자 아무리 잘나 봐야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운의 영역이 큰 것이다. 운의 영역을 받아들이고 인정하기 위해서는 나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겸손해야 한다. 이게 쉽지 않았다. 창업 초기에는 내가 모든 걸 다 할 수 있고, 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니까.
이렇게 마음가짐을 갖게 되면서 나만의 마인드셋 안에서 실패란 무엇인지 보이기 시작했다.
컨트롤할 수 없는 건 그 밖의 문제다.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현실에 충실하면서 나만의 성공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그러면 실패를 미리 인지하고 있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있게 되고, 두려움은 한결 나아진다.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지만, 적어도 패닉 상태에서 벗어날 수는 있다.
제목과 달리, 나는 여전히 실패를 두려워한다.
다만 그 두려움과 함께 살아가는 법을 조금씩 배우고 있을 뿐이다.
실패가 두렵지 않은 창업자는 없을 것이다. 중요한 건 그 두려움에 압도당하지 않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게 5년 차 창업자가 실패와 마주하는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