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벼운 글이니, 부디 편안하게 읽어 주세요.
나는 글 쓰는 것을 잘 알지 못합니다. 지도 받은 경험이라면, 국민학교 3~4학년때 학급임원이 되어 학급문집을 만들었습니다. 그 때 선생님을 도와 편집을 하고, 내가 쓴 시와 동화를 올린 것이 전부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을 다니면서 결혼을 했고.. 옆지기와 아이들에게 편지글을 쓰기도 했지요. 그러다가 직장게시판에 글을 올렸고, 직원들이 제법 읽어 주더군요. 그래서 오마이뉴스(인터넷 신문)에 ‘세상사는 이야기’를 글로 풀어내기도 했습니다. 그 후에 <다음>에도 블로그 글쓰기가 생겨서 몇 편 올리기도 했구요.
글 쓰기가 배우고 싶어 방통대 문예창작과에 입학을 하였다가, 직장생활과 병행할 수 없어서 포기한 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다행히 저는 사회복지대학원에 다니면서 대학원생 선생님들과 독서모임 "모모클럽"에 가입해서 정기적으로 책을 읽고 토론하고, 때로는 독후감을 적는 것이 글쓰는데 도움이 되더이다. 저는 일상에서 느낀 것을 편하게 적는 사람입니다. 어렸을 때 가난해서 배고픈 우리네 삶을 각색하거나 엄니로부터 들은 얘기를 자산이랍시고 풀어 냅니다. 또 손녀들에게 들려줄 동화나 가족들과 나누는 어른동화, 한뼘소설, 요리이야기 등을 적습니다. 그러니 무슨 교훈이나 깊이가 있을라구요?
어제는 풀꽃(들풀, 들꽃) 부부의 결혼기념일이라 아이들이 마련해준 참치 집에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가족은 저의 독자이면서 응원꾼이며, 때로는 주인공이 되거나 소재도 되고, 날카로운 비평가가 되어 꾸짖기도 합니다. 아들이 운전을 해 주었는데, 마음이란 놈이 기분이 좋아서 콧노래를 흥얼거리더이다. 그런데 저이는 약삭 빠르고, 변화가 심해서 언제 심술을 부릴지도 모릅니다.
오래 전에 나는 권정생선생님의 "강아지 똥"이라는 동화를 읽었답니다. 원래 기억력이 좋지 않지만, 굳이 나는 나이 핑계를 대고 싶네요. 권선생님께는 죄송하지만 다음 이야기는 생각나는 대로 들풀이 재구성했어요. 독후감이라 생각하고 읽어 주세요. 조금 내용이 다르다고 무슨 큰 일이 나지는 않겠지요?
똥개 한 마리가 들판에다 똥을 누었어요. 그 근처에 새들이 뽀르르 날아 앉았지요.
“아휴! 지독한 냄새, 견딜 수가 없네. 저리 가자"
개미들도, 개구리도 모두 개똥이를 외면했지요.
"아! 나는 정말 필요 없는 존재인가보다. 나는 왜 이리 더러운 존재로 태어났을까!"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비가 오고, 바람이 불고.. 그런 날들 중의 어느 날이었어요. 넋을 놓고 있던 그에게 그의 몸 안에서 말을 거는 이가 있었어요.
"고맙습니다. 당신이 있어 나는 태어날 수 있고, 예쁜 꽃을 피울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누구 신가요?"
기력이 쇠잔해진 개똥이 물었어요.
"저는 민들레랍니다."
그 날부터 개똥이는 민들레를 위하여 자기를 죽이기 시작했어요. 몸을 잘게 부수고 독성을 없앴어요. 그리고는 뿌리를 통하여 물기를 뽑아 올리고, 개똥이는 민들레와 하나가 되었지요. 노오란 민들레꽃이 피었습니다. 아이들이 활짝 웃으며 다가왔어요. 개똥이인 민들레도 행복했답니다. 그리고 꽃이 시들자 민들레는 홀씨가 되어 또 다른 행복한 개똥이가 있는 곳으로 날아갔답니다.
창원 수변공원에서 자전거를 타면 하루살이들이 엄청 많아서 입가리개를 덮어 쓰는데, 날씨가 쌀쌀해지니 모두 사라졌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성가신 것이 없어졌으니 좋기는 한데... 하루살이는 항문이 없어 먹을 수가 없다는 것을 들은 적이 있어요. 하루만 사니,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고.. 오로지 지금, 여기가 중요하겠지요. 그는 하루동안 종족보존을 위해 모든 것을 다 할 수 밖에 없겠지요?
과거는 지나간 현재이고, 미래는 다가올 현재입니다. 그러니 지금, 현재 아닌 것이 없어요. 개똥이가 현재의 자기에 충실해서 결국 아름다운 민들레 꽃을 피워 내듯이.. 들풀의 글을 읽고 계신 작가님, 마음 친구님들도 ”지금, 여기“에 충실하면 그 뿐입니다. 인생은 죽 그어진 선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수많은 지금들이 만들어낸 점들의 집합체입니다.
지금 어렵고, 힘들고, 답답하시다구요? 세상사는 재미가 없으시다구요?
상황은 다 지나갈 것이고, 곧 추억이 되겠지요. 살아보니 살아집디다!
그러니 아무 걱정 말아요..
토닥 토닥..
첫글이라 정말 가볍게 적었습니다. 들풀의 성의 없음을 탓하셔도 물론 좋습니다.
(2025. 10. 29. 들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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