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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승훈 Hoon Lee Oct 31. 2024

보고서 잘 쓰는 법.

보고서 잘 쓰는 법은 많은 분들이 관심있어 하고, 또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는 주제이다. 내 주변에는 보고서를 잘 쓴다고 평가받은 사람들이 꽤나 있었는데, 그들은 공통적으로 ‘나도 잘 못해’ 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 만큼 잘한다 말하기도 어렵고, 잘한다 평가받는 수준으로 올라가기도 어려운 것이 보고서 작성법인 듯하다.


나는 보고서 잘쓰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1장 서머리를 잘 쓰는 것’이라 생각한다. 보고서를 작성하는 분들을 보면, ‘분석을 더 해야 하나? 자료를 더 모아야 하나? 벤치마킹을 더 해야 하나?’ 등 ‘무엇을 더 해야하나’에 초점을 두고 있음을 느낀다. 그리고, 무엇인가 더 채워나가다 보면 마음의 안심이 찾아오기도 하고, 예쁘고 보기좋게 채워나가다 보면 기분이 좋아지기도 한다.


그런데 그게 함정이다. 내 사고의 성장을 가로막고, 더 impact를 낼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는 함정이다. 더 많은 노력을 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지만, 노력을 잘 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 professional 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보고서의 핵심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보고서는 의사결정을 하는 누군가에게, 내 메시지를 관철시켜, 회사/조직이 그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하는 의사결정을 만들어 내가 위한 중요한 메신저인 것이다.


의사결정하는 사람은 긴 것을 싫어한다. 불필요한 정보를 원치도 않는다. 아름다운 그래프가 문제의 본질을 꿰뚫고 있다 생각하지도 않는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그래서 무엇을 하면 되요? 왜죠? 그러면 어떻게 문제가 해결되고, 얼만큼의 impact 를 기대할 수 있는 거에요? 짧게 설명해 주세요’ 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 장짜리 서머리가 가장 중요하다. 내 주장의 결론을 한 장 안에 낼 수 있어야 하고, 한 장의 분량 안에 나름의 스토리/구조를 담아 주장을 뒷받침할 수 있어야 한다.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한 장의 서머리가 메인이고, 나머지는 appendix 일 뿐이다.


분석을 더하고 자료를 더 찾기에 앞서, 결국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그 이유는 무엇인가?에 집중하며 1) 보고서를 관통하는 단 하나의 메시지를 더 직관적으로 명확하게 세워보고, 2) 왜 그래야 하는지에 대한 2~3가지 주력 근거를 몇 가지 핵심 분석을 통해 입증하기 위해 집중하며, 3) 의사결정권자의 의사결정 성향을 고려하여 주장의 위치/근거의 순서를 결정하고 스토라라인을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1)~3)을 잘하는 사람이 보고서를 잘 쓰는 사람이고, 훌륭한 보고서는 1장에서 결판나는 보고서이기도 하다.


참고로 과거 BCG 6년의 경험 중 가장 잘 썼다고 생각하는 보고서를 마주한 적이 있었는데, Client 분 중 한 분이 회장님께 보고하기 위해 BCG 와의 프로젝트 결과물을 요약해서 정리한 짧은 보고서였고, 1장 요약을 읽을 때 ‘와… 나는 왜 이렇게 쉬운 표현으로 짧고 힘있게 단정적으로 표현하지 못했던가’ 부끄러움과 자괴감이 밀려왔었다. ‘나는 그 만큼 생각 정리가 덜 되었고, 단정할 정도의 생각의 힘도 없고 용기도 없구나’ 반성하기도 했었다.


아무쪼록, 보고서를 잘 쓰기 위한 본질적 작업에 더 집중해 보시는 것을 추천한다. 결국, 1장 서머리 잘 쓰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1장을 잘 쓰기 위해서는 생각의 힘을 키우기 위한 집착적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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