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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상 Aug 24. 2024

#8. 금오름 그리고 삼뫼소 part1.

#제주도 #금오름 #성이시돌센터

"조금만 더  힘내자! 헉헉 "

다음날 아침 숙소에서 주인이 직접 차려준 보말죽을 먹을 때까지만 이라 해도 평온한 아침이라고 생각했다. 제주도에서만 맛볼 수 있는 고사리피클과 김이 모락모락 나는 보말죽이 입안을 신나게 해 주었을 때말이다.

그러나 정신을 차리고 보니 우린 어느새 등산 아닌 등산길을 오르고 있었다. 경사가 가파르다 싶은 곳은 촘촘히 계단이 있었고 장마철이라 질퍽한 흙을 밟을 때는 미끄러질세라 조심히 걷느라 신경을 곤두서서 몸과 마음까지 지쳐오는 듯했다. 습도는 높았지만 그나마 우거진 나무들이 뜨거운  해를 가려주었다.

마침내 다다른 정상.

이름하야 금오름. 순우리말의 오름은 200m 이내의 단성화산이라고 한다. 일찍이 정물오름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어 삼뫼소 근방이라 들렀는데..  과정은 힘들었지만 그래도 탁 트인 정상에서 커다란 둥그런 분화구가 그 고생들을 잊게 만들어주었다.

우리는 분화구 주변을 걸으며  제주도의 경치를 만끽하다 원래 목적지로 이동하였다.

주차를 하고 나오니 새미 은총의 동산이 보였고 맞은편에는 성 이시돌 센터가 보였다.

이런 말을 들어보았는가?

물고기를 잡아주지 말고 잡는 법을 알려주어라.

이 말을 제대로 실천하고 보여준 사람이 있었으니 맥 그린치 신부였다.(한국이름은 임피제이다.) 그는 1954년에 제주 한림읍으로 와서 약 60년을 제주 도민들이 자생할 수 있도록  목초지 사업과 가축사업을 하였다. 닭과 돼지 종자를 나눠주는 가축은행을 하다 돼지 신부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도민들과 매우 가깝게 지냈고 사람들도 그를 매우 좋아하였다고 한다. 우리는 그를 기념하는 성이시돌센터에 들어갔다.

그의 업적이 있는 다양한 사진들과 책을 읽어보며 먼 고향을 떠나 이국의 땅에서 보여준 그의 사랑과 기도가 얼마나 따스했는지 그 온기가 느껴졌다.


다음으로 우리가 이동한 곳은 새미 은총의 동산이었다. 이곳은 예수탄생부터 최후의 만찬까지 주요 역사적 사건을 동상으로 재현한 성지순례 길이다. 경건한 마음으로 동상을 보고 기도 하며 걷다 보니 그 길 여정은 아쉽게도 사진에 담지 못하였다.

아래사진은 그나마 건진 야외 예배미사당이다.

그리고 드디어 마주하게 된 곳

삼뫼소가 보이기 시작하였다.


part1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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