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어느새 뉘엿뉘엿 저무는 해를 바라보며 제주도의 첫날이 마무리 되어가고 있음을 깨달았다. 집에서는 뒹굴뒹굴 굴러도 하나도 아깝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여행지만 오면 시간이 금값이된다. 우리는 허기진 배를 움켜잡고 저녁을 먹기 전 한군데를 더 둘러보기로 하였다. 근처에 이기풍목사님이 지은 제주도 최초의 교회가 있었기 때문이다. 입구를 나와 왕복2차선 횡단보도를 건넜다. 우린 오른 쪽 인도길을 따라 쭈욱 올라갔다. 어느 도시의 평일 퇴근길 풍경처럼 많은 사람들이 보였다. 물론 그 중에 일부는 관광객이겠지. 5분정도 였을까? 파란색 표지판에 우리가 찾던 제주도 최초의 교회이름이 보였다.
그것은 바로 제주 성내교회였다.
우리는 그 표지판을 따라 왼쪽 골목길로 들어갔다. 골목길은 생각보다 좁지는 않아 차량이 지나다닐만한 크기였다. 어느새 왼쪽편에 교회가 한 눈에 들어왔다.
초기 일도리에 있는 초가집 두채에서 1910년쯤 삼도리에 있던 출신청이라는 건물을 사들여 지금의 이름이 지어졌다. 그 뒤로 교인이 많아지며 동부교회가 지어지며 서부 교회로 명칭이 변경되었다고 한다. 그 뒤 장로교 분열 등 진통을 앓다가 1994년 겨우 자신의 이름을 찾았다고 한다.
우리는 잠시 배고픔을 잊은채 건물 밖을 둘러보고 그 역사의 기억들을 되짚으며 이 나라의 교회와 민족을 위해 기도드렸다.
제주도니 말고기닷!
우리는 마침내 저녁을 먹으러 가기로 하였다. 해가 길어 한 곳만 더보고 싶었지만 더이상의 허기짐을 참기는 힘들었다. 게다 항상 밥은 제때 먹어야 한다는 아내의 철학을 따라 저녁식사를 하기로 하였다.
미리 조사를 하였던 말고기집이 근처에 있었다. 도착하자 예상 외로 조그마한 식당으로 약 5인정도가 앉을 수 있었고 이미 사람들이 자리를 모두 채웠다.
이번 여행의 큰 기대감 속에 말고기도 자리잡았기에 우리는 기다리기로 하였다. 그러나 먼저 온 사람들도 식사가 막 시작되거나 아직 음식이 나오지 않은 테이블도 있었다. 우리는 30분을 넘게 대기 하였다. 배가 많이 고팠지만 말고기를 상상하며 참았다. 그리고 마침내 우리 차례가 왔다.
정말 말고기에 진심인 가게 같았다. 우리는 키오스크에서 마샤브와 말고기 덮밥을 시켜 먹었다.
시장이 반찬인지 정말 맛있었는지 이 둘이 시너지가 난건지 우리는 숨도 안쉬고 먹었다. 식단관리도 잊고 싶을 지경이었다. 그렇게 우리는 맛난 말고기로 하루를 마무리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