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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상 Aug 10. 2024

#5. 관덕정과 제주목 관아

#제주도 #관덕정 #제주목관아

굽이진 골목길 어딘가에 우리는 겨우 주차를 하고 자동차에 나왔다. 어느새 내리던 비는 그쳐있었다. 이번에는 시간을 조금 더 거슬러 올라가 조선시대로 향하였다.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바로 관덕정이었다. 

조선시대 우리가 잘 아는 세종시대에 제주 목사 신숙청이 군사훈련을 위한 장소로 지어진 곳이라고 한다. 600년 가까이 지난 이 관덕정을 볼거라 생각하니 마음이 설레였다. 


어린시절부터 부모님의 손을 잡고 역사 유적지들을 다녀서부터였을까? 난 역사 유적지를 탐방하는 것을 참 좋아하였다. 오래된 건축물 혹은 석탑들을 바라보며 그 시대의 사람들의 손길과 그 시대의 사람들이 거닐던 삶의 모습들을 상상하는 것이 참 좋았다. 그 이유때문에 사학과를 간 것은 아니었지만 MT보다 역사지를 다닐 때가 훨씬 더 재미있었다. 


관덕정의 소개를 잠시하자면 현재 기준의 주소로 삼도2동에 위치하고 있고, 관덕정이라는 이름은 觀德(훌륭한 덕행을 드러낸다.)의 의미로 유교 경전 <예기> 사의 편에서 射者所以觀盛德也(활을 쏘는 것은 높고 훌륭한 덕을 보는 것이다) 라는 구절에서 유래 된 것이라고 한다. 확실히 군사훈련과 유교의 덕을 쌓는 국가의 기조가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관덕정과 다소 떨어진 곳에 주차했던 우리는 길 가로 걸어 나왔지만 따로 지도를 펼 필요는 없었다. 이미 관덕정의 위치를 알리는 표지판이 많이 있었고, 얼마 걷지 않았어도 저만치에 관덕정이 한 눈에 들어왔던 것이다.

오랜 역사와 세월의 풍파에 리뉴얼이 되었지만 낮으면서도 우뚝 솟은 처마가 늠름해 보였다. 


관덕정 옆으로는 조선시대 제주도 행정중심지이던 관아 터가 있었다.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시간이 저녁 6시 쯤이어서 우리는 제주목관아 무료 입장을 하게 되었다.  입구를 들어서니 돌담길이 놓여져 있었고, 그 앞에는 또다른 중대문이 있었다. 몇 몇의 사람들이 한복을 입고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그 중문을 통과하니 양가에 조형물들이 나무들과 어우러져 있었다. 오른 쪽에는 수백년 된 나무가 노병이지만 우뚝 서있었다.(휴대폰을 새로 사고 사진을 옮기다 사진 파일을 일부를 잃어버린 것이 안타깝다ㅠ)


길을 따라 가다보니 오른 편에 돌들이 수북히 놓여져 있는 것들이 보였다.  가까이 가서 보니 제주시청사 및 공신정 주춧돌이라고 적혀 있었다. 제주시청사부지를 발굴조사 과정 중 출토된 주출돌을 옮겨온 것이었다.


제주목 관아는 실제 1434년 화재로 인해 건물들이 모두 소실되어 재건된 것이라 실제 예전의 그 건축물은 아니었다. 하지만 그 땅의 기운과 그래도 훼손에도 꿋꿋이 서있는 관덕정으로 당시 조상들의 기운을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역사관에서 아내와 기념촬영을 하며 당시의 삶을 잠시나마 재현 해보았다. 


우리는 다시 제주목 관아 대문을 나오며 오래전 부터 이 땅을 지켜온 조상들과 국가를 위해 기도를 하고 또다시 여정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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