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엔, 브런치북 [프로덕트의 판을 키워라] 를 완성했다. 그 과정에서 나의 크고 작은 결과물들과 치열했던 의사결정 과정들을 복기할 수 있어서 나의 커리어 정리와 사회적 정체성 확인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그 이후에는 퍼블리에 2편의 아티클을 기고하게 되었다.
퍼블리에서 사업개발/영업 관련 저자를 찾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어 지원하였고, 바로 연락이 닿아 글을 쓰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첫 번째 글은, 초도 미팅을 성사시키는 법에 대한 내용으로, 담당자의 상황/직급/컨택하는 채널 별로 서로 다른 작전을 펼치는 상세한 테크닉을 소개했다.
사실 사업개발/세일즈 경력이 어느 정도 있는 사람이라면 많은 부분 알고 있는 내용일 수 있다. 하여 이러한 글이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될까 의심이 들기도 했지만, 사수가 없거나 누군가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환경에서 일하는 주니어들 대상이라 생각하고, (실제 '퍼블리'는 사회초년생부터 신입팀장까지를 공략하는 듯하여) 굉장히 구체적인 노하우를 담을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많은 이들이 이 글을 빠르게 읽어주었다. 당시 퍼블리에서 내 콘텐츠로 광고도 내보내 주시고, 그 영향인지 얼마간 퍼블리 내 1위도 차지했다. 또한 반응(만족도)도 현재 83%로 나쁘지는 않은 것 같다.
첫 번째 글이 나가고 얼마 안된 시점에 두 번째 글에 대한 제안이 왔다. 이번에는 사업담당자들이 주로 쓰는 메일 템플릿을 요청하셨다. 처음에는 '아니 뭐- 그런 글을 누가 읽지? 사업개발 메일이 뭐가 다르다고?' 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으나, 주니어들은 이러한 글에 대한 니즈가 크다는 콘텐츠 매니저님의 설명을 믿고 한번 써보기로 했다.
나의 과거 메일과 우리 팀원들이 썼던 메일을 참고하며 몇 가지 (콜드컨택, 미팅 후 팔로업 상황, 리마인드 등) 상황 별 메일 템플릿을 뽑아냈다.
그렇게 만든 콘텐츠가 이것이다.
이러한 메일 템플릿은 생성형 AI가 일상화되기 전 마지막 유물 같은 것이겠지만, 고맙게도 많은 분들이 읽어주셨고, 이것도 얼마간 1위를 차지했다.
퍼블리에 두 번의 기고를 하면서 콘텐츠 매니저님을 포함한 퍼블리의 직원들은 굉장히 잘 분업화된 환경에서 체계적으로 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의 경우 콘텐츠는 대부분 머릿속에서 있는 상황이었지만, 콘텐츠 매니저님과 해당 콘텐츠 결과물에 대한 기대치를 맞추기 위해 기획서를 작성하는 등 몇 번의 필수적인 작성 과정을 거쳐야 했다. 하지만 큰 수정이나 방향 변경 없이 빠르게 진행되어 최초 논의부터 발행까지 총 4-5주 정도 걸린 듯하다. 모든 단계는 매끄러웠고 커뮤니케이션도 편안했다.
내 커리어에 비해 글이 다소 소소하고, 지엽적이지 않나 싶기도 했고,
막상 10페이지가량의 문서를 쓰는 과정에 물리적인 시간이 꽤나 들었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에 즐거운 시간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