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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도라 Jan 16. 2020

섭지코지의 유민 미술관을 돌아보며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과 아르누보 양식의 유리 공예품


요즘처럼 정신없이 바쁜 일상이 계속되면 종종 떠오르는 장소가 있습니다.

섭지코지에 위치한 유민 미술관인데요. 노출 콘크리트 기법으로 유명한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로 유명한 곳입니다. 


안도 타다오는 섭지코지의 원생적인 자연환경을 모티브로 유민 미술관을 지었다고 하죠. 


야외 정원에는 여인의 정원, 바람의 정원, 돌의 정원이 있는데 삼다도 제주를 그대로 담아둔 공간 같아요.

바쁜 일상에 이곳에 떠오르는 이유는 예전 이곳을 방문했을 때 바람의 정원에 감동하여 한참 동안 머물렀던 기억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바람 많은 제주에서 바람은 익숙한 대상이 되었지만, 이곳처럼 바람의 실체를 온전히 마주한 곳도 별로 없는 것 같거든요. 흔들리는 풀과 스치는 바람 소리가 차분하게 저를 흔들었던 기억이 선명합니다.


또 벽천 폭포를 따라 입구로 들어설 때 들리는 물소리, 노출 콘크리트와 제주의 돌 벽이 만든 프레임 사이로 보이는 성산 일출봉과 하늘의 풍경도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을 특별하게 바라보게 만드는 힘이 느껴졌습니다.


유민 미술관에 전시된 유리 공예품은 프랑스 아르누보 양식의 공예품들인데, 삶과 일상 속 예술을 강조하는 양식이라는 설명처럼 흔하게 볼 수 있는 그릇과 유리병 등에서 예술을 화려하게 수놓은 방식을 볼 수 있습니다.

안도 타다오의 건축이 삶과 일상 속 예술을 강조한다는 설명에 더 와 닿기도 했고요.


익숙함에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것들을 붙들어 놓는 그의 방식이 아르누보 양식이 강조한다는 점과 닿아 있는 것 같았거든요.


보잘 것 없는 그림을 그리고 있는 현실이지만, 제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어주는 이 행위들도 삶과 일상 속 예술을 실천하는 과정일 수 있겠다 생각하기도 했고요. 물론 여전히 예술이라는 단어가 무척 무겁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지만요. 


날이 따뜻해지고 여유가 생기면 한번 더 그날의 기억을 더듬어보아야겠어요. 보다 천천히 바람을 느끼고 여유롭게 물과 하늘을 즐기고 싶습니다. 그리고 또 한 번 그날의 기억을 그림으로 남겨보고 싶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UdDea_oaK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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