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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연 Dec 18. 2019

카라가 동물을 돌보는 법

Zero to One Project 는 새로운 개념의 토탈 반려동물 복지센터, <카라 더봄센터>의 건립을 위해 진행되는 프로젝트입니다. 더봄센터를 함께 알리고 당신의 이름으로 지어주세요.


카라는 보호소가 없는 동물단체입니다. 하지만 구조하여 돌보고 있는 동물은 약 250여 마리! 오늘도 깨발랄 개린이 두치가 입양을 갔으니 –1 마리 해야겠지만, 이 글이 업로드 될 때 쯤이면 또 누가 구조되거나 카라 센터 앞에 버려질지 모르니 대충 250여 마리라고 해두겠습니다.


여하튼 그 많은 개와 고양이, 그리고 미니피그 등의 동물들은 어디서 지내고 있느냐? 바로 카라 더불어숨센터와 위탁보호소입니다. 서울시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센터에 약 60여 마리, 위탁보호소에 190여 마리를 맡겨놓은 것이죠.



앞으로 카라 더봄센터가 오픈한다면 우리의 동물돌봄 시스템은 조금 달라질 테지만, 이 때까지 우리가 어떻게 동물들을 보살피고 있는지 궁금하지는 않으셨나요? 오늘은 구조 뒤의 동물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그 체계를 공유합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1. 병원 진료/치료


구조했다면 일단 병원에 보냅니다. 기본검사부터 전염병 검사까지요. 필요한 처치를 하고 후속 관리계획을 세웁니다. 건강에 문제가 있으면 입원시켜서 치료하고, 문제가 없다면 위탁보호소나 입양카페 아름품으로 보내게 됩니다. 혹은 병원에 잔류해서 보호하는 경우도 있지요.




2-A. 위탁보호소 


대개의 경우 카라 더불어숨센터는 항상 동물로 과포화 상태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동물들은 위탁보호소로 가게 됩니다. 일종의 호텔링 서비스를 받는 것이죠. 수시로 동물들의 상태를 공유받고 위탁처에 정기적으로 방문하며 동물들의 안부를 눈으로 확인합니다.


보통 위탁처에 있는 개들은 입양을 보내고 보내고, 또 입양을 시도하고 시도해도 가족을 만나지 못한 동물들입니다. 사회성이 없는 동물들 중에서도 사회성이 없는 액기스 같은 존재들이죠. 하지만 시간과 사랑을 할애하여 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이 생깁니다. 그렇게 위탁처에서 돌보다가 ‘입양 갈 수 있겠다’고 판단되는 동물들을 입양카페 아름품에 데리고 오게 됩니다.


오랫동안 민국이를 후원해준 결연자분과 민국이의 만남
(개도 행복한 상황)


2-B. 입양카페 아름품


입양카페 아름품은 카라 더불어숨센터 1층에 있습니다. 약 10마리-15마리 수용 규모입니다. 개들은 아름품에서 지내며 입양을 원하는 가족들을 만납니다. 사람들을 격렬하게 반기기도 하고, 옆에 가서 슬그머니 엉덩이 붙이고 앉아보기도 하고요. 사람들은 그 곳에서 입양 상담을 받고 어떤 개에게 마음을 빼앗기기도 합니다.


끝끝내 눈치를 보고 구석에 숨는, 세상 쭈구리같은 개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아름품 구석에서 쭈굴거리고 있다가 입양가족을 만나게 된 개들은 입양을 가서 한껏 사랑받고 우쭈쭈 귀염을 받으며 사람들 사이에서도 당당하게 워킹할 수 있는 개로 거듭나곤 합니다.



고양이들은 센터 5층에 마련된 작은 방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열 마리가 좀 안 되는 동물들이 옹기종기 모여 지내고 있어요. 역시 그 곳에서 생활하고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다수의 고양이들 사이에서 자란 아기고양이들은 훌륭한 사회성을 지니고 입양을 가고는 합니다. 학대현장-병원-낯선 고양이들&인간들과의 생활, 이 산전수전 돌봄과정을 다 겪은 성묘들 또한 예의바르고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을 장착하고서 집고양이가 되는 듯 합니다.




2-C. 사무실


카라의 활동가들이 일하는 사무실에서 동물들을 돌보는 경우가 있습니다. 사회성이 별로 좋지 않아 입양카페에 있는 것조차 스트레스가 극심하지만 사회화를 꼭 해야 하는 경우, 혹은 태어난지 얼마 안 되어 많은 보살핌이 필요한 경우입니다. 사무실에서 정말 많은 사람들과 동물들을 만나기 때문에, 사무실에서 유년기를 보낸 동물들은 사회성 만렙이 되어 입양을 가곤 합니다.


사무실에서 아기고양이 A 이유식 먹이는 중. 그리고 구경하는 강아지 A. 그 옆에는 다시 활동가의 신발을 고경하는 아기고양이 B와 그 아기고양이를 구경하는 강아지 B.


3. 입양 


온라인으로 입양신청을 받은 후 ‘이 가족이 해당 동물을 키워도 좋은지’ 서류를 검토하게 됩니다. 서류 통과자에 한해 전화 인터뷰를 진행하고, 해당 가족이 괜찮다면 입양을 진행하죠. 이 때 활동가들이 직접 동물을 데리고 가정집을 방문하게 됩니다. 해외가 아니라면 국내 어디로든 가서 거주환경을 확인하고 입양 확정서를 쓰도록 하지요.


어쩐지 ‘카라에서 입양 과정이 굉장히 까다롭다’고 소문이 나 있지만, 내부에서는 이런 과정은 당연하며 모든 보호소에서 당연히 해야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동물은 물건이 아니니 함부로 누군가에게 건넬 수 없는 것은 당연합니다.


4. 파양


입양 보낸 동물들이 파양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입양가족이 스스로에게 기대하거나 예상한 것보다 동물 돌봄이 어려운 경우. 혹은 기르던 고양이가 새 동물가족의 입주로 스트레스로 식음을 전폐하고 구토를 계속하는 경우. 가족이 중병에 걸려 병원에 입원해야 하여 동물을 돌볼 수 없게 되는 경우 등등이요.


동물들에게 있어 카라의 역할을 말하자면, 언제든 돌아올 수 있는 고향집 정도입니다. 카라는 파양된 동물도 다시 품에 안고 새로운 가족을 찾아주고 있습니다. 물론 동물들이 많이 우울해하고 그늘이 생기는 모습을 보는 것은 늘 마음이 아픈 일이고, 세상 구김살 없이 해맑은 강아지를 보고 있자면 어디 수련회 보낸 셈 쳐야 하나 씁쓸하기도 합니다.


파양되어 아름품으로 다시 돌아온 콩쥐


5. 평생 돌봄


장애나 병이 있거나, 노령화 된 동물의 경우 입양을 갈 확률이 상당히 낮습니다. 그런 동물들은 위탁보호소나 임보가정, 카라 센터 등에서 자연수명이 다할 때까지 보호를 받게 됩니다. 가족을 만나지 못하는 것은 마음 아픈 일이지만, 우리 품에서 무지개다리를 건너는 것도 그 아프고 기구한 삶에 있어서 영 외롭지는 않은 길이라고 믿어요. 여느 반려동물들은 가족보다 먼저 무지개다리를 건너면 훗날 반려인이 죽었을 때 저승길 마중을 나간다는데, 이 애들은 카라의 활동가들과 후원자들을 마중나와주지 않을까 싶습니다.


얼굴이 곰팡이로 썩었던 희망이. 몇 번의 수술 끝에 피부를 끌어당기고 안구를 살렸다. 희망이의 가족은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사랑하는 것이 우리의 일


누군가는 이따금 활동가들에게 왜 동물을 위해 일하느냐 묻지만, 글쎄요. 그냥 사랑에는 이유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 때껏 카라와 더봄센터를 지지하여 후원해주시는 분들도 그냥 동물을 좋아하고 사랑하기 때문에… 어떤 연민이나 다정함, 생명으로서의 연대의식, 혹은 저마다의 이유가 있지 않을까 추측합니다.


후원한다는 것은 참 대단한 일입니다. 얼굴 모르고 낯선 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신뢰하고, 그 뜻에 연대하며 기꺼이 지갑을 열고 격려를 한다는 것은 용감하고 경이로운 일이기도 합니다. 이 거칠고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요. 우리는 이따금 그 용기와 신뢰에 따뜻한 빚을 진 기분을 느끼고는 합니다. 최종 채무자는 동물친구들이지만요.


2층 테라스와 옥상정원에 펜스를 두르고 있는 더봄센터
완공을 앞두고 있어요!


그리고 다시 또! 더봄센터의 건립을 위해서 도움을 요청합니다. 18년 8월부터 더봄센터를 위한 10억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현재까지 약 700여 명의 시민들과 기업들이 후원을 해주셨고, 약 4억이 모금되었습니다. 어려운 상황이지만 많은 분들의 용기와 신뢰에 다시 빚을 지고서 센터를 무사히 완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이 땅의 동물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카라 더봄센터에 후원을 요청드립니다. 한 마리라도 더 많은 생명을 살리고, 동물보호소의 체계를 바로잡기 위해 더봄센터에 함께해 주세요!


더봄센터 건립 현황 https://vo.la/cuKt
더봄센터 후원 https://paju.ekara.org/
기타 후원문의 info@ekara.org 



덧붙임.



카라 더봄센터에서는 옥상정원 디딤석 깔기 행사 등 여러가지 일들이 있었습니다. 후원하는 분들께 더봄센터의 건립현황과 소식을 전하는 더봄레터를 발송중이니, 구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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