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아이들은 부모의 화를
돋우는 것처럼 보일까?

분노 처방전/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기 위한 행동이다.

by 남정하


자녀들이 이럴 때가 있다. 적당히 말할 때 들으면 좋을 텐데 ,

꼭 화를 내고 큰 소리를 쳐야 움직인다는 느낌이 든다. 조분 조분 하게 좋은 말로 할 때는

건성으로 듣다가, 정색을 하고 언성이 높아야 할 일을 한다. 이럴 때 부모는 이런 생각이 든다.

" 일부러 심술궂게 행동하는구나!"

" 엄마를 힘들게 하려고 저러는구나! " " 내 인내를 시험하려 하는구나! "

자녀 둘이 있으면 엄마 말 잘 듣고 공부 잘하는 '착한 자녀'가 있는 반면, 머리가 나쁘지 않은데

책상 앞에 잘 앉아있지 않고 부모 말을 건성으로 듣는 '힘든 자녀'가 있다.

자녀 둘을 똑같이 키웠는데 하나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고, 한 아이는 아무리 애를 써도

예쁘지 않다. 하는 짓마다 밉고 그럴 때마다 좀 더 잘 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부모 자신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자녀들은 부모의 화를 돋우려고 일부러 그런 행동을 하는 걸까?

미국 교육학자 드라이커스는 선택과 책임 이론으로 유명한 학자이다. 자녀 행동의 강력한 동기는

가족의 일원이 되고자 하는 욕구라 설명한다. 가족의 일원이라는 소속감을 느끼고 싶어 한다.

자녀들은 자신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부모로부터 의미 있는 존재이길 바란다.

동생을 잘 돌보든 못 보든, 부모의 기대를 채우든 채우지 못하든 사랑받는 존재이길 원한다.

드라이커스는 버릇없는 행동, 떼 부리는 행동을 자녀가 가족의 일원으로 중요하다는 느낌

즉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기 위한 행동이라고 했다.

.부모가 일부러 심술궂게 행동한다고 느끼고 마치 화를 낼 때까지 기다린다는 느낌이 드는 건 부모에게

상처를 줘서 사랑과 관심을 끌기 위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자녀가 심술궂게 행동하는 이유는

‘저에게 관심 가져 주세요. 저 좀 사랑해 주세요 ‘라고 말한다.


둘째 아이.jpg


여동생이 태어나고 4살이 넘자 7살 태영이가 아기처럼 떼를 쓰고, 오줌을 싸고 막무가내로 행동한다.

내일이면 학교 갈 나이에 터무니없이 '버릇없이 행동'하는 태영이가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가 뭘까?

정말 부모의 화를 일부러 돋우기 위해 작정을 하는 걸까?

아이들은 뛰어난 관찰자이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늘

관찰하고 궁리한다. 동생이 울거나 기저귀 적셨을 때 위험한 행동을 했을 때 부모가 달려가서

보살펴 준다는 걸 알게 된다.

태영이는 동생이 태어나면서 멀어진 부모의 사랑을 다시 찾을 방법으로 '버릇없이 행동'하기를 선택한다.

흔히 말하는 아기처럼 굴기 '퇴행'이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이해가 간다.

어린 나이지만 가족에 소속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있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받으려는 절박한 필요성은 아이들의 존재 이유다.

말 잘 듣는 아이, 시키는 대로 공부 잘하는 아이, 엄마를 돕겠다고 청소를 깨끗이 해 놓는 아이,

동생 잘 돌보는 아이. 자녀들은 저마다 자신의 부모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존재로 여겨지기

위해 죽을힘을 다한다.

하지만 자녀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부모가 자녀의 노력을 알아주지 않는다면 실패감을 느낄 것이다.




자녀는 스스로가 가족에 이바지함으로써 의미 있는 존재가 되는 노력이 실패했을 때

다른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좌절감 속에도 부모의 관심을 받으려면 부모와 동일한 힘을 갖는 것이다.

힘을 쓰다 계속 안 되면 부모에게 앙갚음, 복수하려고 한다.

그러니까 드라이커스에 따르면 자녀가 부모의 화를 일부러 돋우는 것처럼 느껴진다면 부모의

'관심을 위한 관심'을 얻기 위한 행동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말한다.

자녀가 가족의 일원으로 소속감을 얻기 위해 기울인 노력이 부모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했을 때,

못되게 구는 것이 관심을 얻기 위해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전략을 바꾼다.

부모의 관심과 인정을 받으려는 긍정적인 행동 대신 못되게 굴어서

부모의 관심을 얻어야겠다는 신념으로 바뀔 때 아이 행동은 거칠어지기 시작한다.

사사건건 반항함으로써 부모 관심을 얻으려 할 것이고, 부모의 화를 돋우는 기술이 점점 더 정교해질 것이다. 부모의 요구를 거절하고 규칙에 도전함으로써 자신의 힘을 느끼려 할 것이다.

그때부터 자녀는 통제하려는 모든 것에 죽기 살기로 싸우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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