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소비일기
시간이 천천히 흐르는 오래된 목조 주택 카페
킷사 민카 ミンカ
나중에 살게 될 집은 이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외관은 아무래도 좋으니 공간 안에서의 생활이 편안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작지만 나만의 뜰이 있고,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가면 따뜻하고 차분한 분위기에 지친 몸과 마음이 놓이는 곳. 니시오기쿠보의 쇼안분코에 처음 갔을 때도 그런 느낌을 받았지만 킷사 민카 역시 내가 상상했던 이상적인 공간에 가까웠다. 일본 영화 속에 들어온 듯 잔잔한 음악이 흐르고 구석구석 민카만의 취향이 묻어나는 오래된 가구와 책, 작은 소품들이 조화롭게 배치되어 있었는데 하얀 광목 커튼 사이로 오후의 햇살이 따스하게 내려왔고 창밖엔 나뭇잎이 살랑거렸다. 구석진 자리에 앉아 해가 내려앉는 모습을 가만히 보는 것만으로 황홀했던 곳. 2층에 살면서 1층에 카페를 운영하는 듯 보이는 민카의 부엌 뒤 편에서는 아빠가 요리를 하고 있었고, 정갈한 리넨 앞치마를 입은 딸들이 커피를 내리며 카운터 석에 앉은 단골손님과 정겨운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틀렸다면 죄송) 사랑스러운 분위기에 화장실까지 취향 저격인 킷사 민카. 이 근처에 산다면 어떤 느낌일까 궁금해진 우리는 카페를 나와 부동산 중개업자마냥 인적이 드문 주택가 골목을 비집고 다니다가 깜깜한 밤이 돼서야 도쿄에 돌아왔다.
ミンカ 키타카마쿠라역 도보 3분
OPEN 11 : 30 - 5 :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