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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ouve bin May 01. 2022

부끄럽고 창피함

세상은 내 맘대로 돌아가지 않는다

평소 내가 별로 안 좋아하던 사람의 프사가 바뀌었다. 프사를 좀처럼 잘 바꾸지 않던 사람이라 무슨 일인가 하면서 눌러봤다. 아, 금감원 5급 합격증이네!


유치할지 모르지만, 고백하건대 나는 내가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잘되는 것이 너무 싫다. 내가 안 좋아하는 사람은 보통 공부는 잘할지 몰라도 인간 됨됨이가 잘 되지 않은 사람이라고 생각되는 부류들이다. 약자에게 약하고 강자에게 강한 사람들. 역설적이게도 이 사람들이 사회에 무해하지 않을 것 같은데, 사회에서는 성공할 것 같아서 싫다.


뭐 내가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그 사람이 꼭 사회적으로 도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또 그걸 설령 바라고 있다고 하더라도 현실에서는 그 사람은 똑똑하고 뽑을만한 인재일 수도 있다. 내가 관여할 바도, 관여할 수 있는 바도 아니다. 세상은 내 기준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하, 이런 소모적인 불쾌한 감정을 느끼는 순간들이 힘들다. 누군가를 미워하고 싫어하는 감정은 기본적으로 밖(상대방)으로 향하는 감정이지만 부정적 기운은 나에게도 들어오는 안으로도 흐르기 마련이다.


마음공부, 심리학 공부를 많이 하면서 나를 알아가는 시간을 많이 가졌고, 성숙해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직 멀었나 보다.


창피하고 사사로운 감정을 기록해놓는 이유는, 일차적으로는 나 자신에게 솔직해지고 싶기 때문이고, 누군가도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면(느끼고 있다면) 이 글을 보고 이런 유치한 감정을 느끼는 사람이 여기에도 있다는 사실에 안도했으면 좋겠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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