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레종 루블랑> 셰프가 운영하는 국밥집 <백랑>
<백랑(白狼)>. 용산 철도기지창 부근에 있는 작은 식당이다. "제주흑돼지 난축맛돈으로 만든 흑돼지 국밥과 한우 양곰탕면"을 판다고 소개하고 있다. 프랑스 음식점 <메종 루블랑(Maison Loup Blanc)>의 오너세프인 신민섭 대표가 운영하는데 두 곳은 지근거리에 있다.
'하얀 이리'라는 뜻의 백랑(白狼)은 '루블랑(Loup Blanc)'에서 따온 한자 표기다. 신민섭 셰프에 대해서는 <중앙선데이>에 실린 '이택희의 맛따라기'를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백랑>의 음식을 맛보게 된 것도 이택희 선배가 고기리막국수 부부와 나를 초대해준 덕분이다.
<백랑>에서 식재료로 쓰는 '난축맛돈'은 '난지축산연구소에서 만든 맛있는 돼지'라는 뜻이다. 2006년 천연기념물 550호 제주 재래종 돼지와 생산성이 높은 랜드레이스 종과의 교배로 만들어진 개량 품종이다. 이택희 선배는 "난축맛돈을 구이용으로 내는 음식점은 여러 곳 있지만, 국밥의 육수로 쓰는 곳은 <백랑>이 처음일 것"이라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선호하는) 구이용 부위는 돼지 1마리당 35%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이에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난지축산연구소에서는 이런 현상을 해소할 수 있는 전체 부위 구이용 품종인 '난축맛돈'을 개발했다. 제주도의 재래종 흑돼지 기반으로 품종을 개량해 저지방 부위를 구워도 한층 맛이 살아있다."|<그린매거진>, 2020년 11월호
우리 일행이 먹은 음식은 △백랑국밥 - 제주흑돼지 난축맛돈 뒷다리 수육이 올라간 흑돼지국밥 △난축맛돈 수육 - 14시간 부드럽게 익힌 난축맛돈 흑돼지 수육과 유자새우젓, 보리쌈장, 갓무침 (※ 항정, 삼겹, 전지, 후지 등 다양한 부위가 나왔는데, 홈페이지 메뉴에서는 못 찾았다) △난축맛돈 흑돼지 쪽갈비 등이다.
내 입맛에, 육수는 맑지도 탁하지도 않았고 깊이가 무겁지도 얕지도 않았다. 그런데 <백랑>에서 추천한대로 한 번은 유자새우젓, 한 번은 청양고추 오일을 넣고 먹었더니 '신세계'가 펼쳐졌다. 어느 하나가 어느 하나를 누르지 않고 섞여 기분좋은 새로운 맛을 만들어냈다. 짜지거나 과하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백랑>의 소개에 따르면 이렇다. △유자새우젓 - 전남 고흥 유자제스트와 국내산 추젓으로 만드는 백랑만의 키 포인트. 국물에 살짝 넣으면 퍼져나가는 은은한 유자향이 매력적이다 △청양고추 오일 - 매운 청양고추를 최고급 엑스트라 버진 올리브오일에 절여(Confit) 은은한 칼칼함과 신선함을 더했다. △팔도찬미(골드퀸 2호) - 경남 밀양 재배 고급 향미 △이집트 크리스탈 암염.
TMI이겠지만, 식기에도 정성을 담았다. 야마치쿠 천연 대나무 젓가락, 오덴세 라고아(ODENSE LAGOA) 면기, 와사비 수프 스푼 - 표면을 작은 망치로 섬세하게 두드려 만든 입체적인 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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