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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해지고 싶은 예비 프리랜서에게

김버금 작가가 읽어주는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by 브런치팀

출근이 없는 직업,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직업, 자유 계약으로 보수를 받는 직업 프리랜서. 이름이 그래서인지 프리랜서라는 직업은 스스로 일하고 싶을 때만 일하고 싶은 만큼 일하는 '자유'가 보장된 직업이란 생각이 든다. 그런데 그 '자유'라는 거, 정말 스스로 원할 때 원하는 만큼 누릴 수 있는 걸까?


사전에서 찾아본 '프리랜스'의 의미는 이렇게 풀이되어 있다. '프리'와 '랜스'의 합성어. 그중 '프리'가 자유롭다는 뜻이니, '프리랜스'란 이름에서 '프리'가 주된 의미란 것이란 생각이 들 것이다. 하지만 '프리랜스'의 진정한 방점은 '프리'가 아니라 그 뒤 '랜스'에 있다.


'랜스'는 어떤 영주에게도 소속되지 않은 창기병이라는 뜻으로 중세 서양의 용병단에서 유래한 말이다. '랜스'들은 이곳저곳의 영주와 계약을 맺고 보수를 받으며 그 고용주를 위하여 싸웠다고 한다. 2020년의 한국과는 아주 먼 옛날의 말이긴 하지만 '랜스'는 프리랜스를 업으로 삼고 있는 현시대의 사람들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지금은 용병의 '창' 대신 자신의 '기술'을 가지고, '영주'가 아닌 '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다는 점이 그렇다. '자유', '계약', '보수'가 뒤따르는 프리랜서. 그렇다면 실제 프리랜서로 사는 삶은 어떨까.



'기술도 없는 사무직 퇴사자의 프리랜서 도전기'


매일같이 '내일은 더 나을 거야.'라는 생각만을 위안으로 버텼다. 이번 일만 끝나면 나아질 거야. 이번 달만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하지만 시간이 아무리 지나도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그렇게 계절이 한 바퀴를 돌았을 무렵 나는 깨달았다. 다음 계절이 오고 다음 해가 와도 아무것도 나아지지 않으리라는 것을.


'오로지 회사가 싫다는 마음 하나로 기술 하나 없이 퇴사를 선택'했다고 고백하는 서메리 작가는 브런치북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에서 열여덟 편에 걸쳐 자신의 프리랜서 도전기를 들려주고 있다. 2017년 7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1년 넘게 글을 쓰고 마침내 브런치북으로 엮어낸 과정은 작가에게도 스스로를 정립하는 시간이었다.


이토록 개인적인 글을 책이라는 형태로 세상에 내놓기로 결심한 건, 내가 평생 평범한 사람으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내가 회사에 매여 있으면서 느꼈던 괴로움과 퇴사를 결심했을 때 느꼈던 막막함, 그리고 프리랜서에 도전하는 동안 절절하게 느꼈던 두려움은 분명히 나만의 감정이 아니었으리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어떤 선택을 내리든, 이 책이 로망이 아닌 현실을 보여주는 길잡이로서 조금이라도 선한 영향을 미쳤기를 바란다.


나에게만 국한될 수 있었던 개인적인 이야기를 글이라는 형태로 많은 사람에게 들려주는 일, 그러는 동안 숱하게 나를 돌아보며 우연하게 벌어졌던 삶의 모든 일들에게 이유와 깨달음을 찾아주는 일. 이 글을 읽으며, 작가뿐만 아니라 독자 또한 '글을 통해 나만의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것'의 의미를 분명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니 어딘가 회사가 체질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회사에 적응하지 못해 불행한 게 모두 내 잘못이라고만 생각된다면, 서메리 작가의 진솔한 글을 먼저 읽어보면 어떨까. 작가의 말처럼 작가의 글은 무작정 뛰쳐나오라고 말하지 않고, 회사만 때려치우고 나오면 어떻게든 될 거라는 말도 하지 않지만, 오히려 이를 통해 작은 위안을 하나 얻을지도 모른다. 우리에게는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길이 열려있다는 것을.



글: 브런치 작가 김버금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브런치'와 음악이 필요한 순간 '멜론'의 만남. <브런치 라디오>는 브런치에서 작품이 된 글, 원작 '브런치북'을 브런치 작가의 목소리로 만나는 시간입니다. 멜론에서 즐기는 특별한 책방, 브런치 작가가 읽어주는 브런치 리딩 북 <브런치 라디오>를 멜론 스테이션에서 만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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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버금 작가의 생생한 목소리로 만나본 브런치북을 더 읽고 싶으시다면, 브런치에서 『회사 체질이 아니라서요』 또는 서메리 작가를 찾아 주세요. 온라인 서점에서 종이 책으로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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