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첫 상하이 13
걷다 보면, 마을의 입구에 작은 매표소가 나온다. 가지고 있던 티켓으로 통과하고 나면 시탕의 중심지인 연우장랑이 시작된다.
연우장랑은 강 사이로 펼쳐진, 1.5Km 정도 되는 상점가다. 걷다 보면, 한쪽으로는 물길을 따라 천천히 지나가는 자그마한 배들을 만날 수 있고, 한쪽으로는 좁은 길 한편에 나란히 자리한 다양한 상점들을 볼 수 있다.
연우장랑의 상점이 즐비한 거리에는 긴 처마가 있어, 비나 따가운 햇빛을 피할 수 있다. 마침 우리는 비가 내려 처마 덕을 봤다.
길은 길을 품고 있다. 연우장랑을 걸어가다 보면, 사이사이 골목들을 볼 수 있다.골목의 표정들도 다 조금씩 달라서. 그 끝에 무엇이 있을지 궁금했다.
연우장랑의 상점들은 옷, 기념품을 팔기도 했지만, 대부분은 먹을거리를 파는 곳이었다.
상점을 지나칠 때 마다 다양한 냄새를 마주치게 된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모양의 음식도 많았고, 참기 힘든 냄새도 등장하곤 했다. 변두리 작은 마을 사람들의 장(場)이라 다양한 볼거리는 없었지만, 소박한 시골의 시장 모습도 풍겨서 나름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다.
마치 품종 좋은 와인을 찾아 프랑스 농가를 암행하는 와이너리 투어 전문가 마냥 진지한 서작가. 이 분의 음식에 대한 집착 덕분에 여행 진도 뽑기가 무척 어려웠다.
물 위에서는 꾸준히 부유물을 걷어내는 분이 있었는데, 오래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듯해서 많은 카메라의 피사체가 되기도 했다.
길 중간중간 많은 다리를 만나는데 아래로 배가 지나가야 하기 때문에 대부분 아치형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다리 위에서 바라본 시탕의 풍경은 오래도록 머릿속에 남아 이곳의 기억을 대신한다.
다리위에서 바라 본 연우장랑의 풍경. 비 때문인지 사람도 그리 많지 않았고, 처마 밑에서 비를 피할 수 있어서 걷기에 부담도 없었다.
비가 강물과 만나 하나되듯, 우리는 시탕의 소박함에 동화되어 갔다.
작은 마을의 소박한 풍경처럼 천천히 마을 곳곳을 떠돌아다니며. 낯설고도 익숙한 풍경들에 녹아들었다.
시탕에서의 잔잔한 걸음은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