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6. 어디에나 있다.

by 블루 캐롯













하루에도 몇 번씩 사는 게 힘들다고 느껴지는 순간과 마주 한다. 사회는 복잡하고 관계는 얽혀있어 나만 잘한다고 모든 것이 순조롭게 풀리지 않는다. 때론 삶의 여정 속 내 생각과 행동이 바보 같은 실수가 되어 좋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다. 인생의 관성(慣性)은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만들고 결국엔 무너져 내려 마음은 발을 디딜 수 없이 깊숙이 꺼진 허공 같은 불안 위에 세게 된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최악의 순간, 이보다 더 나쁠 수 없다며 한탄 섞인 푸념을 하면서도 인간은 언제나 희망을 떠올린다.




희망은 살아있는 생명으로서의 긍지다. 무생물이 아니기에 갖게 된 특성으로 존재가 유지되고 있는 한 결코 사라질 수 없다. 그래서 아무리 힘든 순간이라 할지라도 역경으로 뒤덮여 폐허가 된 마음에 작은 틈을 비집고 올라온다.







살인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받아 감옥에 갇히지만 한순간도 다시 자유인의 삶을 사는 것에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앤디 / 이미지- 영화 캡처




<쇼생크 탈출>의 앤디 듀프레인은 포틀랜드 지역의 큰 은행에 부지점장으로 젊은 나이에 성공한 엘리트의 삶을 살았다. 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아름다운 아내와 가정을 이루며 남 부러울 것 없는 탄탄대로의 길. 그러나 부인의 불륜으로 촉발된 예기치 못한 불행은 그가 자신의 인생에서 단 한 번도 생각지 못한 범죄자라는 이름을 갖게 하며 부인과 정부(夫)를 살해한 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아 쇼생크 교도소에 수감된다.




누명을 쓰고 살인자가 되어 상류층에서 가장 밑바닥으로 떨어진 앤디는 자유를 빼앗긴 인간이 겪는 처절한 고통의 현실에도 살아 있어 가질 수 있는 희망을 떠올린다. 명석하며 세심한 성격을 지닌 그는 감방의 벽면이 물러 도구를 이용하면 쉽게 떨어지는 것을 우연히 발견해 교도소 안에서 주어진 무료한 시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것을 찾았다. 레드에게 미녀 배우의 전신사진으로 만든 대형 포스터를 구해 벽에 붙이고 취침 시간으로 전체 불이 꺼져 암흑이 되면 포스터 밑을 살짝 열어 뒤에 가려진 벽을 돌조각 용 작은 암석 망치를 사용해 굴을 파기 시작한다. 밤새 벽을 파낸 잔해는 바지 안에 숨겨 운동장을 나갈 때 자연스럽게 걸으면서 땅바닥으로 털어냈고, 아무도 모르게 행했던 앤디의 비밀스러운 취미는 19년 만에 벽을 뚫어 바깥세상과 다시 만날 수 있는 통로가 됐다. 감옥에 갇히지만 한순간도 다시 자유인의 삶을 사는 것에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마음은 인생에 구원을 만든다.





무언가를 찾아다니는 사람들과 그 안의 월리. /이미지- <월리를 찾아라!>의 표지 일러스트 발췌 (개인 소장)




자유가 없고 세상과 단절된 감옥이라는 폐쇄적인 환경에서도 실낱같은 희망을 발견하는 인간은 개인의 삶이 구속 없이 개방적인 상태일 때도 더 나은 현실을 위해 계속 무언가를 찾아 나선다. 국적, 성별, 나이, 외모 등 뭐 하나 같지 않고 처해진 상황도 달라서 원하는 것은 제각각이다. <월리를 찾아라!>에서 시공간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여행자 월리의 방랑은 어느 날 갑자기 시작됐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살던 동네를 높은 곳에 올라가 바라보며 관찰하는 것으로 문화시설과 자연환경을 유람하다가 과거의 역사 속으로 시간여행을 하고 먼 미래의 우주와 상상으로 만든 환상의 세계로도 들어가 놀라운 모험을 경험한다.




현실에 익숙한 주변 일상도 지나가 버린 과거의 역사나 꿈속의 환상이 만든 미래 세계는 그날과 상황에 맞춰 내게 필요한 희망의 얼굴을 보여준다. 희망은 세상살이의 힌트로써 사람, 물체, 장소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모르지만 모든 게 제한된 공간에도 어디가 끝인지 알 수 없는 광활한 세상에서도 존재한다. 살면서 체득한 고통의 이면엔 희망이 붙어 있음을 알지 못할 때가 많아서였을까? 월리는 여행지의 풍경을 담은 그림을 모든 게 훤히 보이는 트인 시야에서 바라보고 그렸다. 시각이 닿는 범위가 좁은 상태에서 넓어지면 생각의 크기도 같이 자라나 풀리지 않던 고민의 실마리도 불현듯 떠오르고 눈에 띄게 만든다.




서로 다르게 태어난 인간에게 유일하게 공평한 것은 시간이다. 그것은 저장할 수 없이 흐르기에 살아 있는 동안 내게 주어진 것을 어떻게 잘 활용할지에 따라 달라진다. 조물주의 계획이 만든 운명인지 자유의지로 생각하고 판단한 결정 때문인지 알 수 없는 상황과 나쁜 일이 닥쳐와도 나의 삶에 확실한 의지를 표현하는 순간 희망은 어디에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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